한마을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용의자는 총 10명이지만 모두 자신의 범행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경찰은 혼란스럽다. 누군가는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므로 경찰은 거짓말 탐지기를 사용했다. 하지만 10명 중 4명이나 거짓말 탐지기에 반응을 하여 이를 가지고 범인을 색출하기가 상당히 어렵다. 경찰은 효과도 없는 심문에만 매달릴 뿐이다.

위 이야기는 이제 옛날 일이다. 30명이든, 40명이든 문제없이 모든 용의자들의 얼굴을 동시에 보고 누가 범인인지 찾아낼 수 있는 인공지능이 등장했다. 매같이 날카로운 관찰력을 가진 인공지능 “알파아이(阿尔法鹰眼)”은 오직 시각만으로 사람의 심리 변화를 파악해낸다. 표정을 잘 감추고 연기를 해 온 범인도 알파아이 앞에선 속수무책일 것이다.

알파아이의 개발팀 대표 위난(俞楠)에 따르면 알파아이 작동 방식은 기본적으로 사람의 순간적인 심리 변화에 따라 발생하는 근육의 미세한 진동을 측정하는 것이다. 사람 얼굴은 43개의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고 이들의 진동 변화를 통해 1만 가지 표정이 드러난다고 한다. 진동 변화는 너무 미세하여 육안으로는 파악하기 힘든데 알파아이는 비디오 모니터링과 감성 컴퓨팅 기술을 통해 정확히 잡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정식 대결을 시작하기 전, 알파아이는 몸 풀기 게임에서 이미 자신의 능력을 뽐냈다. 총 4개의 상자가 준비되었고 그중 하나에만 황소개구리가 들어있었다. 황소개구리를 모두 무서워하는 패널 싸베이닝(撒贝宁)과 한쉐(韩雪)가 나와 각각 2개의 상자 속에 손을 넣고 알파아이는 누가 황소개구리를 만졌는지를 찾아내면 되는 것이다. 싸베이닝과 한쉐 모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또 알파아이를 속이려고 연기를 했다.(배우인 한쉐는 눈물까지 흘려가며 열연했다) 하지만 알파아이는 싸베이닝이 손을 넣은 3번 상자에 황소개구리가 있음을 정확히 맞추었다.

싸베이닝과 한쉐가 연기력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의심할 수 있다. 하지만 위난은 알파아이가 1초 동안 연속해서 근육 진동을 비교한다고 했는데, 이는 30밀리 초마다 생리적 반응을 계산한다는 소리다. 사람이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을 때 본능적으로 생리적 반응이 발생하는데, 제아무리 감정을 감춘다고 한들 신체는 감추고자 하는 진정한 감정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알파아이는 그 순간을 아주 정확하게 포착하는 것이다.

상득익장(相得益章)

알파아이와 대결할 상대는 심리 전문가 멍웨이(孟伟)이다. 멍웨이는 22년간 최전선 군인들의 심리 상담을 해온 베테랑 심리 전문가이다. 첫 번째 대결의 주제는 전 중국해군 롱쟈오특공대 소속이었던 8명의 군인 중 저격수를 찾아내는 것이다. 롱쟈오특공대의 모든 인원은 혹독한 훈련을 통해 강한 정신력을 갖추고 있지만 저격수는 특히 냉정하고 심리적 흔들림이 없기 때문이다.

멍웨이 또한 알파아이처럼 심리에 따라 달라지는 외부적 변화에 초점을 맞추었다. 멍웨이는 아무리 잘 훈련된 사람이라도 잠재적 의식에서 나오는 행동(예: 동공 변화)은 통제할 수 없다며 표정과 행동의 미세함을 볼 것이라고 했다.

멍웨이와 알파아이는 서로 다른 방식을 통해 저격수를 찾고자 했다. 먼저 멍웨이는 인터뷰 방식을 사용해 저격수가 누구인지 추려 나갔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이다. 여러분도 한 번 찾아보길 바란다.

Q : 언제 저격수가 되었습니까?

1번 : 2008년입니다.

Q : 저격 총을 마지막으로 들었을 때 느낌이 어땠습니까?

2번 : 아쉬웠습니다.

Q : 저격 총이란 단어를 들으면 어떤 화면이 머릿속에 떠오릅니까?

3번 : 과거에 사용했던 다양한 총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Q : 저는 지금 저격수를 찾고 있습니다. 당신이 저격수입니까?

4번 : 저는 쟈오롱 특공대의 일원입니다.

Q : 당신은 저격수가 아닙니다.

5번 : (아무 말 없음)

Q : 영화 “Ocean Action”속 저격수가 임무를 수행하는 것을 볼 때 어떤 느낌이 들었습니까?

6번 : 감명 깊게 보았습니다.

Q :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시겠습니까?

6번 : 제가 부대에 있을 때가 떠올랐습니다.

Q : 저격수로서 갖춰야 할 자질이 무엇인지 자세히 말해주세요.

7번 : 우선 그는 냉정한 사고능력, 승리에 대한 신념, 훌륭한 의지, 그리고 뛰어난 총 실력을 갖춰야 합니다.

Q : 롱쟈오특공대의 한 명으로서, 당신과 저격수의 가장 큰 차이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8번 : 차이가 없습니다. 저는 평범한 쟈오롱 특공대의 일원입니다.

 

반면, 알파아이는 눈을 가린 군인들이 분해된 권총을 조립하는 모습을 관찰했다. 눈을 가리고 총을 조립할 때 나타나는 심리 변화의 미묘한 차이, 그에 따른 근육의 진동을 파악하기 위해서이다. 위난에 따르면 사람들은 경험을 바탕으로 이성적 판단을 내리는데, 신체적 피로를 느끼면 판단 미스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즉, 시야가 제한된 상태에서 총을 분해해야 하니 당황감, 부담감에 따른 순간적 심리 반응이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다.

관찰이 끝난 후 위난은 아직 저격수가 누구인지 불확실하다며 먼저 저격수가 아닌 사람을 선택하여 제외시키기를 희망했다. 멍웨이도 이에 동의하고 두 번째 대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알파아이는 3번, 5번, 6번을 제외했고 멍웨이는 1번, 3번, 5번을 제외했다. 다행히도 그들이 선택한 총 4명의 군인들 중 저격수는 없었다.

두 번째 대결에서는 저격수를 제외한 3명에게는 가족사진을 보여주고 저격수에게는 가족사진이 아닌 다른 사진을 보여준다. 대결 방식은 멍웨이와 알파아이 모두 사진을 지켜보는 군인들의 표정만을 관찰하여 판단하는 것이고 먼저 정답을 외치는 쪽이 승리하게 된다. 우리도 사진을 바라보는 다음 4명의 표정을 보고 맞춰보자.

저격수는 바로 8번 군인이었고 멍웨이와 알파아이 모두 맞추었다. 하지만 알파아이가 먼저 정답을 외쳐 인공지능의 승리로 끝이 나게 된다. (8번 군인이 본 사진은 싸베이닝의 엽기적인 사진이었다.)

흥미로운 것은 멍웨이와 알파아이가 8번 군인이 저격수라고 생각한 근거다. 멍웨이는 8번 군인이 사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아주 차가웠고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알파아이는 8번 군인의 감정 변화가 다른 3명의 군인들보다 더 명확했다고 했다. 대결을 펼치기 직전 알파아이는 사람이 기뻤을 때 나타나는 진동 변화를 배제했기 때문에 알파아이에게는 기쁨을 느끼지 않는 사람의 심리 변화가 기쁨을 느낀 사람보다 훨씬 컸던 것이다.

운용지묘(运用之妙)

알파아이가 아무리 좋은 목적으로 개발된 인공지능이라 하더라도 사람의 심리 변화를 읽어낸다는 측면에서 많은 사람들의 거부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인공지능은 특히 사람과의 상호작용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올바르게 사용되어야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인공지능에 대해 사람들이 걱정하는 부분은 명료하게 설명하고 잠재적 가치는 잘 소개하여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어야 한다. 이에 드래곤 아이는 사람들에게 알파아이의 미래 활용 방안을 소개하고 동시에 주의사항을 명시한 <알파아이 사용설명서>를 작성해 보았다.

<알파아이 사용설명서>

기능

…(생략)…

활용방안

우울증 환자 치료

현재 우울증 환자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우울증에 대한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우울증이 비정상적인 정신병이고 정신과 치료를 받는 것은 수치스러운 일이라 여겨 마음이 힘들고 아파도 숨기기 바쁘다. 심지어 용기를 내서 찾아간 의사 앞에서도 괜찮은 척하며 솔직하게 말하지 않는다. 알파아이는 정신과 의사들이 우울증 환자를 치료할 때 환자들의 실제 심리를 파악하는 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환자들이 질문지를 작성하거나 비교적 민감한 질문에 대답할 때의 심리 변화를 읽어낸다면 환자 개인을 더욱 이해하고 치료 과정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관심 병사 판단

우리나라는 국방의 의무를 국민의 4대 의무 중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군에 복무 중인 젊은이 중 일부는 실제로 정신적인 문제 때문에 말 그대로 관심이 필요한 병사라는 뜻의 관심 병사로 분류되고 있다. 군은 최대한 이들의 편의를 봐주려고 하지만 이런 제도를 악용하는 병사들 때문에 도움이 더 필요한 병사들을 충분히 신경 써주지 못하는 현실이다. 정상적인 병사가 관심 병사로 분류되면 인력 및 자본의 낭비, 그리고 군의 사기 저하를 초래한다. 알파아이가 관심 병사 판단 프로세스에 활용이 된다면 정말 정신적 문제가 있어 관심 병사가 될 가능성이 있는 병사들과 거짓말을 통해 관심 병사 특징을 흉내 내려는 병사들을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알파아이는 어떤 심리든지 상관없이 변화가 일어나기만 하면 그 변화에 따른 심리를 파악할 수 있다. 즉, 내가 갑자기 슬퍼지거나 우울해진다면 혹은 즐거워진다면 알파아이는 즉각 알아차릴 것이다. 핸드폰 카메라 혹은 카메라를 부착한 소형 로봇에 알파아이를 탑재한다면 실시간으로 심리 변화를 읽어내어 우리에게 축하를 해줄 수도, 위로를 해줄 수도 있다. 간단한 말이라도, “축하해요.”, “괜찮을 거예요, 힘내세요.”와 같은 말을 듣는다면 아무리 인공지능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사람이라도 기분이 좋아질 것이다. 사람들에게 알파아이는 항상 자신을 따라다니는, 오직 자신만을 위한 친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주의사항

상대방 동의 필수

알파아이 기능은 기본적으로 카메라를 통해 사람을 관찰하는 것을 바탕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관찰당하는 사람의 동의를 사전에 반드시 얻어야 한다. 어떠한 상황이든지 알파아이를 통해 심리 변화를 측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야 하며 상대방이 별 이견이 없다면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우울증 환자를 비롯한 치료 목적의 경우, 본인이 이미 동의했더라도 중간에 알파아이의 판단에 불쾌감을 느껴 사용 중지를 요청하면 최대한 당사자의 의견을 존중해주도록 한다. 범인 심문, 관심 병사 판단의 경우는 예외로 한다.

사람의 개입 필수

알파아이 기능의 정확성이 아무리 높다 한들 알파아이의 판단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오류의 가능성이 언제나 존재한다는 것, 다른 경우의 수도 많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알파아이의 판단에만 의존하여 사람 심리를 오해하고 더 큰 문제를 낳을 경우 책임을 누가 질 것인지와 관련하여 일이 복잡해질 수 있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친구’ 같이 알파아이와 본인, 둘만 상호작용할 경우를 제외한 제3자가 알파아이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심리를 알아야 할 경우는 주의해야 한다. 이 때 알파아이를 사용하는 제3자 역시 사람 심리에 대한 어느 정도 지식을 갖춘 사람이어야 하며 알파아이가 심리 변화를 읽어낼 동안 항시 상대방을 지켜보고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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