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논쟁은 대개 한 문장으로 압축됩니다.
“사람보다 안전한가?”

얼핏 합리적인 질문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웨이모(Waymo)의 안전 기록은 인상적입니다. 웨이모는 자사 차량이 같은 도시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차량과 비교했을 때, 부상 사고는 82%, 에어백이 작동하는 사고는 83%, 보행자 부상 사고는 92% 적다고 밝혔습니다. 이 수치만 놓고 보면 결론은 명확해 보입니다. 기계가 사람보다 안전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는 통계표 위에서 움직이지 않습니다.
도로 위에는 여전히 사람이 있습니다.

최근 웨이모가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사고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는 이 복잡한 현실을 잘 보여줍니다. 2025년 8월 중순부터 2026년 3월 중순까지 웨이모가 보고한 비교적 심각한 사고 78건 가운데 상당수는 웨이모의 공격적 운전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대부분은 다른 인간 운전자의 실수에서 비롯됐습니다.

가장 많은 유형은 후방 추돌이었습니다. 78건 중 48건, 즉 절반이 넘는 사고가 다른 차량이 웨이모를 뒤에서 들이받은 경우였습니다. 정지 표지판이나 신호등에서 멈춰 있던 웨이모를 들이받은 사고도 있었고, 주행 중인 웨이모를 뒤에서 추돌한 사고도 있었습니다. 보행자나 다른 차량에 양보하던 중 뒤차가 들이받은 사례도 있었습니다.

여기에 정지해 있던 웨이모를 옆이나 다른 방향에서 들이받은 사고가 12건 더 있었습니다. 주행 중인 웨이모와 다른 차량이 충돌한 사례도 12건이었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다른 차량이 웨이모의 차선으로 넘어왔고, 어떤 경우에는 교차로에서 측면을 들이받았습니다. 심지어 한 운전자는 웨이모 앞에 끼어든 뒤, 웨이모가 멈추자 후진해 일부러 들이받은 것으로 보이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 통계는 한 가지 사실을 말해 줍니다. 웨이모는 생각보다 위험한 존재가 아닙니다. 오히려 사람 운전자들이 웨이모를 위험에 빠뜨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율주행차가 도로 위의 모든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 운전자의 산만함, 조급함, 부주의, 공격성이 여전히 사고의 주요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문제는 끝난 것일까요. 웨이모가 사람보다 안전하니, 우리는 안심해도 되는 것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이 대목에서 더 중요한 질문이 시작됩니다.

문제는 자율주행차가 사람보다 안전한가가 아닙니다. 사람보다 안전한 기계가, 여전히 사람들로 가득한 도로에서 어떻게 함께 달릴 수 있는가입니다.

웨이모의 사고 보고서에서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웨이모가 실수한 방식입니다. 웨이모는 대체로 과속하거나 무리하게 끼어들거나 난폭하게 운전해서 사고를 일으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웨이모의 문제는 대부분 지나친 조심성에서 나왔습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곳에 멈췄고, 움직여야 할 때 움직이지 않았으며, 그 멈춤이 주변 인간 운전자들의 예측을 깨뜨렸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골든 게이트 브리지 남쪽 101번 국도에서 발생한 사고입니다. 고속도로 주행 자격이 없는 웨이모 차량이 경로 오류로 고속도로에 진입했습니다.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한 차량은 갓길도 없는 우측 차선에 멈췄습니다. 약 2분 18초 동안 다른 차량 네 대는 정차한 웨이모를 피해서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이후 고속도로에 진입한 흰색 혼다 SUV가 웨이모를 피해 차선을 바꾸려다 옆 차선의 픽업트럭과 충돌했습니다. 픽업트럭은 통제력을 잃고 난간을 뚫고 4.5미터 아래 도로로 추락했습니다.

웨이모는 직접 부딪히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웨이모의 정지는 사고의 중요한 조건이 되었습니다.

사람 운전자라면 아마 이렇게 판단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서 멈추면 더 위험하다.” 고속도로 진입 직후, 갓길 없는 차선, 뒤따르는 차량이 계속 들어오는 상황. 이곳은 멈추면 안전해지는 장소가 아니라, 멈춤 자체가 위험이 되는 장소입니다. 그런데 기계는 다르게 판단했습니다. 운행 가능한 구역을 벗어났고, 더 진행해서는 안 되며, 따라서 멈춰야 한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것이 자율주행의 새로운 난제입니다.
기계는 규칙을 잘 지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도로는 규칙만으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도로는 사회적 공간입니다. 운전자들은 속도와 거리만 계산하지 않습니다. 앞차가 왜 망설이는지, 옆 차가 정말 끼어들려는지, 보행자가 건널지 말지, 뒤차가 충분히 멈출 수 있을지 끊임없이 추측합니다. 신호와 차선과 표지판은 중요하지만, 실제 도로에서는 암묵적 눈치와 예외적 판단이 함께 작동합니다.

웨이모가 어려움을 겪는 지점도 바로 여기입니다. ‘안전하게 운전하는 법’보다 더 어려운 것은 ‘안전하게 멈추는 법’입니다. 자율주행차는 위험을 감지하면 멈추도록 설계됩니다. 그러나 모든 멈춤이 안전은 아닙니다. 어떤 멈춤은 뒤따르는 인간 운전자에게 갑작스러운 장애물이 됩니다. 어떤 멈춤은 도로 흐름을 깨뜨립니다. 어떤 멈춤은 사람의 실수를 유발합니다.

애리조나에서 발생한 10대 소년 사건도 이 문제를 보여줍니다. 한 소년이 시속 35마일로 달리던 웨이모 차량에서 문을 열고 내리려 했습니다. 웨이모는 급제동했지만 소년의 발을 시속 4마일 속도로 밟고 지나갔고, 이후 차량은 8분 넘게 그 자리에 멈춰 있었습니다. 결국 구조대가 차량을 들어 올려 소년을 구했습니다. 움직이는 차량에서 내린 소년의 행동은 명백히 위험했습니다. 하지만 발을 밟은 뒤 8분 넘게 멈춰 있는 판단 역시 정상적 대응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여기서 기계의 딜레마가 드러납니다. 움직이면 더 큰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멈춰 있어도 위험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사람이라면 바퀴 밑에 발이 끼인 상황을 보고 즉각적으로 다른 판단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기계는 충돌 이후 이동을 극도로 조심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 크루즈(Cruise) 차량이 보행자를 차 밑에 깐 채 이동해 큰 논란을 일으킨 사례 이후, 자율주행 업계는 충돌 후 움직임을 더욱 보수적으로 다루게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그런 보수성은 옳습니다. 그러나 모든 경우에 옳지는 않습니다.

이 지점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한계는 단순한 기술 부족이 아닙니다. 그것은 상황 판단의 한계이며, 사회적 맥락 이해의 한계입니다.

사람 운전자는 자주 위험합니다. 졸고, 화내고, 문자 메시지를 보고, 무리하게 끼어듭니다. 그래서 웨이모가 사람보다 안전하다는 통계는 가볍게 볼 수 없습니다. 부상 사고 82% 감소, 에어백 사고 83% 감소, 보행자 부상 사고 92% 감소라는 수치는 자율주행 기술이 이미 상당한 안전 효과를 내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그 수치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자율주행차가 정말 사회 속으로 들어오려면, 평균적으로 안전한 기계가 되는 것을 넘어야 합니다. 사람과 함께 있을 때도 안전한 기계가 되어야 합니다. 인간 운전자가 웨이모를 어떻게 오해하는지, 웨이모의 멈춤이 어떤 행동을 유발하는지, 고속도로와 골목길과 학교 앞에서 각각 어떤 판단이 필요한지를 배워야 합니다.

기계가 인간보다 안전해지는 순간에도, 도로는 여전히 인간과 기계가 서로를 오해하는 공간으로 남아 있습니다. 인간은 기계가 왜 멈췄는지 모릅니다. 기계는 인간이 왜 그렇게 무리하게 지나가려 하는지 모릅니다. 그리고 그 오해의 몇 초 사이에서 사고가 발생합니다.

자율주행의 미래를 낙관할 수도 있습니다. 웨이모의 통계는 분명 고무적입니다. 그러나 낙관은 단순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보다 사고를 적게 내는 기계를 만드는 일과, 사람들 사이에서 안전하게 어울려 달리는 기계를 만드는 일은 다릅니다.

자율주행의 진짜 시험장은 텅 빈 테스트 트랙이 아닙니다.
완벽하게 통제된 도시도 아닙니다.
그 시험장은 바로 지금의 도로입니다.

성급한 운전자, 산만한 보행자, 불법 주정차, 공사 구간, 예측 불가능한 자전거, 갑자기 뛰어나오는 개, 그리고 이상한 곳에서 멈춘 자율주행차가 함께 있는 도로입니다.

웨이모는 우리에게 중요한 사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래의 교통 문제는 “인간이 운전할 것인가, 기계가 운전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닙니다. 당분간 우리는 둘이 함께 달리는 시대를 살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시대의 안전은 기계의 성능만으로 결정되지 않습니다.

기계가 얼마나 잘 달리는가보다 더 중요한 질문이 있습니다.
기계는 인간들 사이에서 어떻게 멈출 것인가.
그리고 인간은 그런 기계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자율주행차가 사람보다 안전해지는 순간에도, 우리는 여전히 인간과 기계가 함께 달리는 도로의 복잡성을 해결해야 합니다. 그 복잡성을 외면한 기술은 안전해 보일 수는 있지만, 아직 충분히 사회적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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