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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오바오는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전자상거래 플랫폼이고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당연히 지구 상의 곳곳의 판매자들이 상품을 등록하고 판매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는데 요즘은 단순히 상품페이지만 올려두는 것이 아니라 라방, 라이브 방송으로 매 순간 고객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분투합니다.

그런데 요즘 타오바오에 들어가면 이상한 장면을 보게 되는데 새벽 4시에도 라이브 방송이 많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깊은 잠에 빠져있을 때도 부지런히 카메라를 향해 제품을 소개하고 할인 혜택을 목청껏 외치는 스트리머들이 많이 보입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라이브 방송을 하는 쇼호스트 혹은 인플루언서의 행동이 약간 어색해 보입니다. 입술의 움직임이 대부분 말하는 내용과 일치하지만 조금씩 부자연스러운 순간이 있습니다.

사실은 라이브 방송을 하는 인물들은 실제 사람이 아니라 AI가 생성한 복제입니다. 사람과 같은 외모, 목소리, 움직임을 생성하는 기술이 더욱 정교해지고 가격이 저렴해지면서 딥페이크는 중국 전자상거래 스트리밍 플랫폼에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렇지만 라이브 스트리밍은 중국의 제조업자와 판매자들이 요즘 가장 많이 사용하는 마케팅 채널입니다. 타오바오, 더우인, 콰이쇼우 등의 플랫폼에서 활동하는 인플루언서는 몇 시간 만에 엄청난 규모의 거래를 중개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유명 인플루언서는 하룻밤에 1조원 이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유명 연예인이 부럽지 않을 정도로 로열티를 받기도 합니다.

그러나 라이브 방송을 할 수 있는 쇼호스트를 교육하고, 이들을 관리하고, 방송의 기술적 세부 사항을 파악하는 데는 상당한 비용이 들어서 소규모 사업자들에게는 활용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런 번거로운 작업을 AI의 힘을 빌어 자동화하는 회사가 등장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2022년부터 수많은 중국 스타트업과 주요 기술 회사들이 이커머스 라이브 스트리밍을 위한 딥페이크 아바타를 제작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몇 분 분량의 샘플 동영상과 1,000달러의 비용만 있으면 브랜드는 인간 쇼호스트를 복제하여 가상의 인간을 만들고 그것이 24시간 연중무휴로 판매활동을 하게 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인간 직원은 판매할 제품의 이름과 가격 등 기본 정보를 입력하고, 생성된 대본을 교정하고, 디지털 인플루언서가 생방송하는 모습을 지켜보기만 하면 됩니다. 더 발전된 버전의 기술은 실시간 댓글을 파악하고 데이터베이스에서 일치하는 답변을 찾아 실시간으로 답변할 수 있어서 마치 AI 쇼호스트가 시청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심지어 시청자 수에 따라 마케팅 전략을 조정할 수도 있다고 솔루션 판매회사 측은 주장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디지털 쇼호스트가 사람인 스타 쇼호스트를 이길 수는 없겠지만, 중위권 쇼호스트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도 있습니다. 시장 분석 회사인 아이미디어 리서치iiMedia Research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는 이커머스 생방송 진행자로 일하기가 더 어려워졌으며 생방송 진행자의 평균 급여는 2022년에 비해 20% 줄었습니다. 최근에 경제가 둔화되면서 비용절감 압박을 받고 있는 브랜드들이 이 기술에 이전보다 훨씬 더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이 분야의 선두주자인 실리콘 인텔리전스사는 다음 단계의 목표를 AI 쇼호스트에 “감성 지능”을 추가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욕설 댓글이 있으면 슬퍼하고, 제품이 잘 팔리면 기뻐할 것”이라는 것이죠. 이 회사는 또한 AI 스트리머가 서로 상호작용하고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합니다.

이 회사의 판매 목표는 무시무시 합니다. 2025년까지 “AI기반의 가상 노동자 1억 명”을 창출하겠다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40만명의 가상 쇼호스트를 생성했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