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브리즈번의 마크 콜로지 대주교는 사순절을 앞두고, 지난 2월 14일 <재의 수요일>에 세인트 스테판 대성당 미사에서 ‘디지털 단식’을 제안했다. 대주교는 그리스도의 희생의 의미를 성찰하기 위한 신앙적 실천인 단식에 전통적인 음식과 행위에서 디지털까지 추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는 디지털 과잉의 문화에 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단식을 이야기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머리를 떨어뜨린 채 눈을 작은 스크린에 고정하고 있는 스마트폰의 사용이 얼마나 강박적이고 중독적인지 알기 위해 우리는 도시의 거리를 걷기만 해도 된다.”고 그는 미사를 마친 후에 덧붙였다.

“디지털 디톡스”, “디지털 안식”, 혹은 “언플러깅” 등 다양한 이름으로 알려진, 디지털 단식의 배후에 있는 생각은 모든 연결된 디지털 기기의 사용을 자발적, 의도적으로 중단하는 것이다.

모든 디지털 연결로부터 벗어나서, 자기 통제권을 되찾는 것은 스위치를 내리는 간단한 동작만큼 쉬운 것으로 들린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에게 연결된 네트워크와 기기를 통해 전달되는 최신 정보에 대한 갈망은 그들의 삶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맛있는 음식과 멋진 음악을 즐길 때도, 사랑하는 사람과 오랜 친구를 앞에 두고도, 심지어는 신성한 종교 의식 시간에도 작은 스크린을 통해 전달될 메시지 알림이나 빨간 ‘좋아요’ 버튼에 정신을 빼앗긴다.

“단식은 언제나 자유를 의미한다. 디지털 단식은 우리가 다른 사람과 교제하기에 충분할 정도로 자유스럽게 하고, 소통의 더 순수한 형태를 의미할 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은 자유를 파괴하는 가짜 신의 힘을 깨는 것이다.”고 대주교는 디지털 단식의 의미를 설명한다.

정교회의 3대 성인 중 한 분인 성 대 바실리우스는 참된 금식을 “참된 금식은 악을 멀리하고, 말을 절제하고, 화내는 것을 자제하며 욕망과 중상모략과 비방과 거짓된 위증 따위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이런 종류의 악한 것들과 단절하는 것이 참된 금식이다.”라고 가르치셨다.

디지털 단식은 그런 의미에서 현대인에게 더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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