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다이어그램은 중국과 한국에 있는 장애인 분포이다. 왼쪽의 중국 수치는 중국장애인연합회 통계를, 오른쪽의 한국 수치는 2019 장애통계연보를 참고하여 작성한 것이다.

우선, 지체장애인은 골격, 근육, 신경 계통 중 어느 부분에 질병, 외상으로 인해 기능 장애를 영구적으로 갖고 있는 사람을 말한다. 중국과 한국의 지체장애인 인구수를 보면 중국은 약 2412만, 한국은 약 124만 명에 달한다. 비율로 따지면, 전체 장애인 인구수 중 지체장애인의 비율은 중국은 약 29%, 한국은 약 48% 정도이다.

지체장애인들 중에는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손이나 발이 잘린 절단 장애를 갖고 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정교한 행위는 90% 이상이 양손을 사용해야 수행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기에 절단 장애인들에게 정상인과 같이 자유자재로 사용이 가능한 양손이 그 누구보다 절실할 것이다.

장애인들의 이런 절실함에 호응이라도 하듯 오늘 기지과인에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뇌파 및 팔의 근육 신호를 기반으로 작동하는 인공지능 의수 스탬킷(STEM KIT)이 등장했다. 스탬킷은 브레인코(BrainCo)라는 회사가 개발한 것으로 지난해 타임지 선정 100대 발명 중 하나로 뽑혔고 CES 2020에서도 주목받은 제품이다. 또한, 브레인코는 머리에 쓰는 웨어러블 넥스트마인드(Nextmind)도 유명한데, 시각 피질 활동을 측정하여 손을 사용하지 않고도 시선으로 장치를 제어할 수 있다.

브레인코 창업자 한비청(韩璧丞)에 따르면, 스탬킷 작동 방식은 두 단계로 나뉜다. 하나는 팔뚝에 착용하는 밴드로 약 14개의 미세한 신경 및 근육 신호를 감지해낸다. 이후 인간의 손을 본뜬 스탬킷으로 밴드를 통해 감지해낸 신호를 읽어내 실제 모션을 취한다. 스탬킷의 중량, 힘의 세기나 내구성 등은 모두 사람의 손을 똑같이 구현해 낸 것이다.

표리상제 (表里相济)

스탬킷의 검증은 마푸싱(马复兴) 선생님의 도움으로 진행된다. 산동지방의 마얼촌초등학교(麻尔村小学)에서 37년 동안 교사로 일 해온 마 선생님은 59년 동안 양손 없이 생활해왔다. 수업 시간에는 짧은 두 팔 사이에 분필을 끼워 힘겹게 판서를 한다.

마 선생님은 태어난 지 4개월 만에 사고로 불구덩이에 빠져 양손을 잃었다. 생후 4개월은 주먹을 쥐는 것과 악수를 하는 것을 상상할 수 있는 의식조차 형성되지 않은 나이다. 즉, 팔뚝의 근육을 움직이는 것을 상상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또한, 화상으로 인해 근육의 손상이 균일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스탬킷이 신호를 잘 추출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다. 이번 검증은 마 선생님 측에게도, 스탬킷측에게도 모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미션은 사람과 악수하기이다. 처음에는 손이 움직이지 않았지만, 옆에서 한비청씨가 계속해서 마 선생님에게 머릿속으로 손을 움켜쥐는 상상을 하도록 지시했다. 그러자 얼마 지나지 않아 성공적으로 악수를 해냈고 마 선생님은 처음으로 자신의 손으로 다른 사람과 악수를 했다는 사실에 감격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두 번째 미션은 마 선생님의 실제 작업 환경과 똑같이 재연한 현장에서 진행되었다. 바로 2m 정도 되는 책장에서 책을 직접 꺼내는 것이다. 마 선생님은 본래 직장 동료 도움 없이는 높은 곳의 책을 꺼낼 수가 없다. 아무리 의자를 밟고 올라가도 짧은 두 팔은 책장의 책을 집기에 충분치 않기 때문이다.

이번 검증은 스탬킷을 실제 생활에서 원활하게 사용할 수 있는가에 대한 테스트라고 볼 수 있다. 또한, 기술적으로도 더 난이도가 있는 검증이라고 할 수 있다. 한비청에 따르면, 악수할 때의 신호는 마치 조용한 방에서 한 사람의 말을 듣는 것과 같은데, 팔을 들어 올린 상태에서의 신호 추출은 마치 시끄러운 시장에서 한 사람의 목소리를 분별해내는 것과 같다고 한다.

아니나 다를까 두 번째 미션은 바로 성공하지 못했다. 처음에 책을 집기는 했지만 너무 약하게 집어서 책장에서 꺼내자마자 책이 바로 땅으로 떨어져 버렸다. 이는 스탬킷에 감각 피드백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실패한 것이다. 사람이 책을 집어 들 때는 손이 책의 존재를 느낄 수 있기에 떨어뜨리지 않고 들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마 선생님에게 그러한 감각적 신호가 전달되지 않았기에 정확한 모션을 취할 수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마 선생님과 한비청은 포기하지 않고 두 번째 시도를 했다. 한비청은 첫 번째 미션처럼 마 선생님에게 엄지를 구부리고 네 손가락을 움켜쥐어 책을 잡는 모션을 상상하도록 했다. 결국 마 선생님은 책을 집는 데에 성공하게 된다.

이심전심(以心傳心)

본래 인공지능 의수를 제대로 사용하기 위해선 모든 장애인의 근육 손상도가 달라 반드시 일정한 훈련의 기간을 거쳐야 한다. 스탬킷의 경우, 한 장애인 운동선수가 착용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는 꾸준한 훈련으로 근육 상태가 매우 좋았고 손을 움직이는 감각을 알기에 쉽게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 선생님은 너무 어린 나이부터 팔을 잃었다는 점과 화상으로 인해 근육 손상이 균일하지 않다는 점으로 인해 검증의 난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이다.

게다가 보통 이와 같은 훈련은 보름에서 한 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한데, 스탬킷은 이 과정을 현장에서 단 몇 십 분 만에 완성해냈다. 어떻게 이게 가능했던 걸까? 마 선생님이 상상한 “움켜쥐는 행위”는 기존 사람들이 생각하는 “움켜쥐는 행위”와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마 선생님은 끊임없이 상상하고, 스탬킷은 알고리즘을 통해서 팔뚝의 근육 신호를 계속해서 식별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서 스탬킷은 기존의 근육 모델 알고리즘을 근거로 하되 추가적으로 수정하는 작업을 거친 것이다. 즉 이는 마 선생님과 인공지능 의수가 쌍방향으로 학습한 결과인 것이다.

이렇게 인공지능은 사람과 함께 부딪히면서 서로를 이해하고 많은 도움을 제공할 것이다. 마 선생님을 감격시킨 브레인코의 의수 스탬킷 이외에도 비슷한 것이 세계 곳곳에서 개발되고 있다. 여기서 또 다른 인공지능 의수와 의족을 소개하려고 한다.

미국 조지아 공대의 음악 테크놀로지 전문 연구소 GTCMT(Georgia Tech Center for Music Technology)는 인공지능 의수 스카이워커(Skywalker)를 개발 중이다. 전기 신호를 읽어내는 기존에 개발된 다른 의수와 달리 스카이워커는 초음파 기술을 사용하여 사람의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시각화하는 실시간 영상을 제작해 보여줄 수도 있다. 다음 동영상에서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 살펴보자.

MIT 미디어 아트&과학 연구소 교수 휴는 본인의 아픔을 바탕으로 인공지능 의족을 개발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인공지능 의족은 우선 사람 뇌에서 근육을 움직이려고 하면 전극을 써서 그 신호를 측정한다. 이후 그 신호가 가상 근육을 움직이고 위치와 역동에 관한 정보를 뇌에 감각 정보로 보내는 것이다. 다리는 없지만 마치 있는 것처럼 인공적인 움직임을 자기 신경계 내에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번에도 감동적인 순간을 함께 살펴보자.

아래는 인공지능 의수 스카이워커를 체험한 제이와 인공지능 의족을 체험한 짐의 후기이다. 앞으로 기술이 더 발전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인공지능을 기대한다.

제이: “흥분됐어요. 이게 내가 기다리던 물건이구나. 혹여나 이게 저에게 맞지 않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인생에는 정말로 도움이 될 수 있을 거예요. “

짐: “곧바로 내 신체 일부가 된 느낌이 들었어요. 진짜 발을 가진 것만큼 좋아요. 다시 제가 좋아하던 암벽 등반을 할 수 있다는 게 너무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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