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만 덜렁 놓여 있었다.
그곳에 앉아 나는 곧잘 혼자 책을 본다.
그러다 눈을 들어보면 큰 창으로 바깥의 큰 나무들이 한눈에 보여 좋았다.
오늘도 그 자리에 앉아 책을 읽고 있었다.
그러다 문득 의자를 돌려놓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의자와 나무들 위치를 조금 바꾸고 그 앞에 테이블을 놓았다.
한쪽엔 시집이, 앞뒤로 나무가, 그리고 옆으로 눈을 돌리면 큰 창이 보이는
아주 근사한 자리가 만들어졌다.
누군가 혼자 와서 앉기 편하도록.
의자는, 앉아야 하지만
정물로 있어도 좋다.

나 혼자 의자에 앉아 책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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