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GG)~”, 이 말과 함께 관람객들은 환호성을 지른다. 1990년 후반부터 시작된 국내의 프로게임 산업은 2000년 중반 까지 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2010년 터진 마재윤 등 승부조작사건은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들의 터전을 철저히 파괴하며 몰락의 길을 걷게 했다.


시간이 지나고 2012년, 리그오브레전드의 흥행과 국내에서 열린 인비테이셔널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리그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 시즌2에서 한국팀인 CJ 프로스트가 준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때 부터 국내 PC방은 리그오브레전드가 장악했고, 온게임넷에서 챔피언십이 정규시즌으로 인정받았다.


이 격동의 시기를 지나며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등장하고, 퇴장했다. 청소년들 사이의 높은 인기와 관심에도 불구하고 기성세대들에게는 이런 현상이 낯설고 이해하기 힘들다. 그들에게 게임은 여전히 아이들의 오락이고, 프로게이머는 그들만의 영웅이다.


‘프로 게이머’란 게임에서의 대전을 남들에게 보여주며 즐거움을 주는 사람이다. 몸으로하는 스포츠에 몸으로 직접 뛰는 선수가 존재하듯이, E 스포츠에서 선수는 의자에 앉아서 키보드와 마우스로 승부한다. 이제 게임은 E 스포츠라는 이름으로 당당히 스포츠의 반열에 올라섰고 한국은 세계적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다.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리그는 전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보인다. 그리고  롤드컵이라 불리는 월드 챔피언십에서 다른 국가가 2장씩 가지고 있는 시드권이 한국에는 3장이 주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총 6회가 진행된 롤드컵 중 4회를 한국의 팀에서 우승했기 때문이다. 리그오브레전드뿐만 아니라 다른 대부분의 게임 종목에서도  한국은 발군의 실력을 보이고 있다.


2014년 롤드컵이 끝난 이후 우승팀인 삼성갤럭시 화이트팀원들이 모두 팀을 떠나는 일이 있었다. 세계에서 최고의 타이틀을 가졌지만 연봉협상에서 제대로 보상을 받지 못했다. 이후 삼성은 팀을 무리하게 리빌딩 해야했고 몇 년간 암흑기를 보냈다.

그 결과로 국내에서 정상급 실력을 가진 선수들이 중국,유럽,북미등으로 떠났다. 해외팀, 특히 중국의 경우 경제적인 측면에 있어서 선수들에게 굉장한 기회이다. 이미 세계적인 프로게이머의 수입은 프로축구나 야구와 같은 대중적인 스포츠 스타에 버금가거나 더 높은 수준이다. 국내 E 스포츠에 대한 왜곡된 시선과 위상에 걸맞지 않은 처우는 선수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다.

기성세대의 생각과는 달리 프로게이머는 고도의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 항상 최고의 피지컬과 최선의 판단력을 요구한다. 따라서 개인의 능력과 함께 조직화된 관리가 필요하다. 각 팀에서 감독과 코치는 전문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감독은 선수들의 건강, 일정등 총괄적인 부분을 책임지고 코치는 대부분 팀 내적인 부분을 관리한다. 그런 면에서 일반 프로 스포츠 팀과 다를 바가 없다.

게이머가 하나의 직업을 받아들여질 것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짧은 선수 수명이 문제가 된다. 그렇지만, 선수로 활동할 수 있는 기간은 경쟁이 격심한 프로스포츠에서는 일반적인 문제이다. 엄격한 자기 관리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게임 방송의 해설진이나 프로팀의 코치로 진출하는 길도 있다.

게임에 대한 사회적 인식만 개선된다면, 게임을 관련된 다양한 분야의 일자리들이 생겨날 가능성은 많이 있다. 게임 내에서 사람의 심리와 행태를 연구하거나, 마케팅 아이디어를 얻을 수도 있다. 이미 선진국에서는 게임 관련한 새로운 일자리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E 스포츠는 이제 당당하게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의 인식은 일종의 하급문화, 혹은 ‘마약과 동급’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는 게임을 잘하는 친구는 리더로 혹은 영웅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렇지만 부모들에게는 그저 게임에 ‘미친 아이’일 뿐이다. 재능있는 사람은 어느 분야에나 있다. 인정받지 못하는 천재는 평범한 사람일 뿐이다. 그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인쇄하기

이전
다음
0

소요 사이트를 방문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액수에 관계없이 여러분의 관심과 후원이 소요 사이트를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됩니다. 후원금은 협동조합 소요 국민은행 037601-04-047794 계좌(아래 페이팔을 통한 신용카드결제로도 가능)로 후원하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