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인공지능과 로봇의 도입에 따른 사회 변화에 자기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영국 노동조합의 전국 조직인 노동조합회의(TUC: Trade’s Union Congress)는 인공지능과 로봇의 도입으로 생산성이 개선 되었고, 그로 인한 경제적 효익이 노동자들에게도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을 정부에 촉구하였다.

노동조합회의는 최근의 기술 혁신이 예상치에는 차이가 있지만 사회적 생산을 증가시키고 있지만, 그 성과가 노동자의 임금과 노동조건의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대부분은 사용자에게 돌아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로봇과 인공지능을 더 많이 사용함으로써 증가한 생산 이득을 정년을 연장하려는 정부의 정책 방향을 되돌리는데 사용할 것을 촉구했다.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사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과 관련한 생산성 개선으로 인해 영국 GDP 10%의 추가 성장을 기대할 수 있고, 오랜 저성장에서 탈출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노동조합회의는  경제 효과가 현재 고용수준을 60년대에 머물게 하고 있는 압력을 완화시켜 줄 것으로 본다.


영국 정부는 지난 7월 국가정년을 2037년에서 2039년 사이에 현재 67세에서 68세로 올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관련 정부기관은 정년이 1년 연장될 때마다 GDP 0.3%의 연금지출 감소와 추가 노동으로 인한 GDP 1%이상의 추가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번에 발표한 정년 연장은 30~40대의 700만명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인공지능과 로봇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논란이 많다. 하지만 단기적인 일자리 감소와 중산층의 공동화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사회의 공감이 형성되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의 기술혁신이 생산성 개선이 더 높은 보상으로 연계되지 않는 왜곡된 보상체계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영국은 현재 1970년대 중반이후 가장 높은 고용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질임금 인상률은 여전히 마이너스이다. 1950년대에는 영국 노동자의 약30%가 제조업에 고용되었고, 8% 정도가 전문직 혹은 기술직에 종사하였다. TUC에 의하면 2016년에는 그 비율이 역전되었다. 그렇지만 제조업에서 일자리 상실이 지역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더 나은 일자리로 대체되지는 않았다. 그리고 전통적 산업에 속하는 일자리의 임금이 전국 평균보다 10% 낮은 수준이라는 것도 밝혀졌다.

노동조합회의는 정년을 단축시킴으로써 기업은 직장내 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고, 노동자들은 중년의 직장경력을 되돌아 볼 권리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TUC를 대표하는 프란시스 오그래디는 인터뷰에서 “로봇은 터미네이터가 아니다. 오늘 날 일자리의 일부는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그렇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우리는 내일의 일자리가 오늘의 그것보다 나쁘지 않게 해야 한다.”고 그 의미를 밝혔다.

영국 노동조합회의(TUC)의 요구는 인공지능 시대의 사회 가치분배에 대한 노동진영의 첫 목소리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인공지능과 노동, 그리고 분배 시스템에 대한 논의는 그것으로 인한 잉여이익의 수혜자인 자본주나 사회 지도층에 의해 주도되어 왔다. 그것은 자본주의하에서 악화되어온 부의 불균형이 기술혁신으로 인해 심화되어 사회공동체의 유지가 불가능한 수준에 이를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에서 온 것이다. 노동조합회의의 인식전환이 새로운 분배정의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촉발시킬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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