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8일, 카마르 새뮤얼스 뉴욕시 교육감 대행은 일선 학교장들에게 공문을 보냈습니다. 새 학년도가 시작되기 전까지 인공지능(AI) 관련 소프트웨어 구매를 잠정 중단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미국 최대 공립학군이 AI를 거부한 것이 아니라, 도입의 방향과 조건을 점검하기 위해 잠시 브레이크를 밟은 것입니다.
그 배경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뉴욕시 교육청이 지난달 말 공개할 예정이었던 AI 가이드라인 초안에는 6500여 건의 의견이 쏟아졌습니다. 지난 6월 9일에는 시의원 29명이 시장과 교육감에게 학교 내 AI 사용을 2년간 유예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습니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 카운티 교육위원회도 지난 6월 교사용 AI 플랫폼 ‘매직스쿨’의 확대 도입을 중단했습니다. 120만달러의 기부금으로 도입한 플랫폼이었지만,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에 대한 검증이 충분하지 않다는 판단에서였습니다. 학부모 단체 ‘스크린 너머의 학교(Schools Beyond Screens)’는 출범 1년 만에 150개 학군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며 생성형 AI 도입의 전면 유예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올해 미국 27개 주에서 발의된 AI 교육 관련 법안만 77건에 이릅니다.
이러한 움직임을 AI에 대한 거부나 기술 발전을 가로막는 저항으로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핵심은 AI를 도입할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교육적 목적을 위해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학생의 개인정보는 어떻게 보호할지, 학습 효과와 부작용은 무엇인지, 문제가 발생했을 때 누가 책임질지 먼저 물어야 합니다.
한국의 풍경은 사뭇 다릅니다. 교육부는 지난 6월 23일부터 8월 7일까지 전국 초·중등 교사 1만명을 대상으로 ‘AI 활용 선도교사’ 연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교사가 AI를 이해하고 수업에 적절히 활용하도록 돕는 연수는 필요합니다. 학교가 새로운 기술을 외면할 수도 없습니다.
문제는 도입과 연수 자체가 아닙니다. 무엇을 위한 AI인지, 학교 교육을 어떻게 바꾸려는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숙고와 사회적 합의가 보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AI가 학생의 사고력과 학습 습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교사의 역할을 어떻게 바꿀지, 교육 격차를 줄일지 오히려 키울지 차분히 따져야 합니다. 점검 결과에 따라 정책의 속도뿐 아니라 방향도 바꿀 수 있어야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삶은 살 가치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가와 제도에도 같은 원리가 적용됩니다. 성찰 없는 정책은 목적을 잃기 쉽습니다. 뉴욕과 브로워드가 멈춰 선 것은 AI를 거부해서가 아닙니다. 학교가 무엇을, 왜 아이들의 손에 쥐여주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는 최소한의 책임감 때문입니다.
브레이크는 자동차를 멈추게 하는 장치만이 아닙니다. 필요할 때 속도를 조절하고 방향을 바로잡아 목적지에 안전하게 도달하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한국의 AI 교육정책에 지금 필요한 것도 그런 브레이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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