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이 일상을 회복하는 위드 코로나로 접어들었지만 마냥 반갑지 않은 경우가 있다. 반려견과 함께 사는 1인 단독가구가 그렇다. 재택근무를 하면서 반려견 양육이 급증했지만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지난 2년간 반려견이 600만마리 이상 증가했고, 국내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의 설문 조사 결과 지난해 10월 기준 반려동물 양육률이 27.7%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직장에 복귀하면서 불가피하게 반려동물을 파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반려견을 데리고 출근하는 것을 허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직원들에게도 심리적 안정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구글, 아마존 등이 대표적인 경우다.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반려견을 위탁 양육해주는 프랜차이즈 업체도 성업 중이다.

영국 BBC는 집에 홀로 남겨진 반려견을 집밖에서 돌볼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소개했다. 영상통화를 할 수 있는 ‘도그폰(Dog phone)’이다. ‘도그폰’은 영국 글래스고대학(University of Glasgow)의 동물-컴퓨터 상호작용 전문가인 일리예나 허스키스-더글러스(Ilyena Hirskyj-Douglas) 박사가 핀란드 알코대학(Aalto University) 연구진의 도움을 받아 만들었다.

방식은 단순하다. 부드러운 공 안에 가속도계를 넣고 노트북과 연결했다. 반려견이 이 공을 흔들면 가속도계가 움직임을 감지해 영상통화가 이루어진다. 허스키즈-더글러스 박사는 자신의 10살 래브라도 리트리버 반려견 ‘잭’과 이 기술을 3개월에 걸쳐 실험했다. 실험 막바지에 ‘잭’은 하루 평균 5통의 전화를 걸었고, 노트북 화면으로 다가와 장남감을 보여주눈 등 서로 소통했다.

공을 흔드는 것과 전화를 거는 것 사이의 인과관계를 개가 명확히 알고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허스키즈-더글러스 박사는 자신의 반려견이 화면에 분명히 관심을 가졌고, 서로 함께 있을 때 하는 행동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집에 있는 개가 밖에 있는 보호자와 영상통화로 소통한다는 발상이다.

BBC는 동물 심리학자 로저 머그포드(Roger Mugford) 박사의 말을 인용해 개들이 배고플 때 밥그릇을 덜그덕거리고, 주인을 깨울 때 문을 긁는 것처럼 특정 행동이 “인간을 움직이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전했다. “개들은 사회적 동물로, 더 흥미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기술을 사용하도록 한다면 이용할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허스키즈-더글러스 박사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이 패데믹 이후 집에 남겨져 분리불안과 스트레스를 겪는 반려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 술 더 떠 “어떤 형태를 취하든지, 애완동물에게 자율권을 주고, 기술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제어를 제공하는 일종의 ‘개 인터넷(dog internet)’을 개발하기 위한 단계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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