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서는 모바일 결제시스템 알리페이(支付宝)에 대해서 소개했다. 이어서 모바일 결제시스템의 문제를 보완한 안면인식 결제 시스템에 대해서 알아본다.

중국에서는 안면인식 결제를 “얼굴을 긁어서 지불한다 (刷脸支付)”라고 한다. 이는 카드로 결제할 때 “카드를 긁는다”라고 하는 것에서 따온 말로 “얼굴(脸)을 긁는다(刷)”라는 뜻이다. 중국 사람들이 간혹 농담같이 사용하는 “얼굴을 팔아서 밥을 먹는다(刷脸吃饭).”라는 말이 있는데 그것이 현실이 되어버렸다.

최근 몇 년간 중국 결제방식의 변화는 빠르고 놀랍다. 2015년 이전에는 어디를 가든지 현금을 들고다녀야 했다. 하지만 위챗페이와 알리페이가 보편화된 이후부터는 대부분의 사업장에서 모바일 결제가 가능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이 지갑을 대신하게 된 것이다.

2018년에는 모바일 결제 기술에 또 하나의 큰 진전이 있었다. 5G시대 도래에 발맞추어 알리페이는 안면인식 결제시스템을 선보였다. 바로 ‘잠자리:칭팅(蜻蜓)’이다. 알리바바의 동물 시리즈 하마河马,날으는돼지(飞猪),개미(蚂蚁),고양이(天猫)에 이어서 이번에는 잠자리(蜻蜓)가 등장한 것이다.

칭팅의 탄생은 많은 사람들이 경험했던 말 못할 아픔에서 시작되었다. 모바일 결제는 사용이 편리하지만, 배터리가 소진되거나 기기에 문제가 생기면 결제를 할 방법이 없어서 구매자와 판매자가 모두 황망한 경험을 하게 된다.

칭팅은 구매자의 스마트폰에 문제가 생기더라고, 판매자의 시스템을 통해 구매자의 얼굴을 인식해서 결제가 가능하게 해준다. 일종의 생체인식이다. 이제 구매자는 지갑이 없어도, 스마트폰이 문제가 생겨도 얼굴만 있으면 자신의 계정에서 구매에 필요한 결제를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안면인식 결제로 혜택을 보는 것은 구매자뿐만이 아니다. 판매자도 결제 과정이 간소화되어 인건비를 80% 이상 절감할 수 있다고 알리페이는 주장한다. 알리바바의 안면인식 결제시스템이 대형마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은 그런 이유 때문이다.

경쟁사인 텐센트도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텐센트는 상하이 메트로와 협약을 맺고 교통카드를 안면인식으로 전환시킨 시스템을 시험 중에 있다. “Metro大都会”앱은 상하이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쓰이는 대중교통 어플리케이션이다. 이 앱에는 알리바바의 결제 시스템도 이미 적용되어 있어, 텐센트와의 경쟁이 관심을 끌고 있다.

모바일 결제가 전에 없는 편리함을 사람들에게 주지만 그것이 가져올 위험을 경고하는 소리도 있다. 개인정보의 유출과 생체 정보를 위조해서 악용할 우려에 관한 것이다. 최근에 빠르게 발전하는 인공지능은 이미지를 완벽에 가깝게 만들거나 변화시킬 수 있다. 누군가가 내 얼굴을 위조하여 물건을 사거나 금융계좌에 있는 돈을 가져가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은 얼굴도 가리고 다녀야 할까? 갈수록 요지경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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