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의 두 번째 주제로 드론과 인간의 대결을 선택하였다. 드론은 미래에 다양한 용도로 쓰일 것이며 인공지능과 결합되어 공간을 초월한 적극적인 활용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이전의 드론은 사람이 직접 조종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화면을 보고 조종했기에 많은 활용에 있어서 한계와 함께 추락, 충돌 등의 위험이 있었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드론은 더 이상 수동적 컨트롤 대신 자동화된 시스템으로 더욱 자연스럽고 정확한 비행능력, 위험물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그에 대한 더욱 빠른 반응속도 등이 갖추어지게 되었다.

이번 대결은 인공지능과 인간이 같은 작업을 진행하여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것보다도 인간이 인공지능 드론의 성능을 평가하는 방식에 가깝다. 기지과인의 9번째 에피소드에서는 인공지능 드론 공중경찰이 자신의 능력을 인간에게 검사받는 “테스트” 성격의 대결에서 자신의 역량을 과시한다.

공중경찰은 드론의 보다 안전한 비행을 보장하기 위해 상하이 교통대학의 드론 기술 연구소장인 왕홍위(王红雨)씨가 개발한 것으로 프랑스나 네덜란드에서 드론 포획용으로 훈련시킨 독수리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다. 공중경찰은 ‘독수리의 눈’처럼 시각 데이터를 기반으로 목표물을 포획한다. 최근 드론이 민간인들 사이에서도 유행하면서 무허가로 사용하는 드론 수가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발생하는 항공기 이착륙 지연이나 드론의 추락으로 인한 안전사고의 빈도 역시 잦아지고 있다. 왕홍위씨는 차들이 다니는 육지에서의 교통질서처럼 드론들이 다니는 하늘의 질서를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불법 드론이나 추락의 위험이 있는 드론을 잡는 드론 ‘공중경찰’을 만들게 되었던 것이다.

이에 맞서는 사람 역시 쟁쟁했다. 공중경찰과 대결을 펼치는 사람은 세 명의 드론 고수들로 드론 비행 14년 경력의 장쯔(张陟), 3D 헬리콥터 비행 10년, 드론 비행 4년 경력의 리보(李波), 비행조종 경력 10년, 헬리콥터 비행 6년의 린하오핑(林浩平)이었다.

용호상박(龍虎相搏)

대결의 방식은 간단하다. 세 명의 드론 고수들이 조종기를 통해 직접 드론을 조종하여 공중경찰을 피해 다니며, 인공지능 드론 공중경찰은 인간이 조종하는 드론들을 잡으러 다닌다.  넓은 공간을 필요로 하는 드론 사냥꾼의 특성상, 좁은 스튜디오가 아닌 상하이 교통대학 캠퍼스 야외에서 진행되었다. 이번에는 세 명의 패널이 대결을 시작하기 전 ‘인공지능이 사람을 넘어섰다(机智过人)’ 혹은 ‘인공지능이 아직 사람보다 못하다(技不如人)’를 선택하지 않고 진행되었다.

첫 번째 대결은 드론 비행 고수 장척과 공중경찰의 일대일 대결로 초당 10m의 속력(실생활에서 제한하는 비행 속력)으로 비행하는 장쯔(张陟)의 드론을 공중경찰이 1분 내에 포획하는 것이었다. 현장에서는 장쯔(张陟)의 드론을 병아리로, 인공지능 드론 공중경찰을 독수리에 빗대어 ‘독수리가 병아리를 잡는다(老鹰捉小鸡)’고 했고 왕홍위씨는 자신만만해 했다. 하지만 장쯔 역시 상대적으로 무겁고 둔탁해 보이는 공중경찰에 비해 작은 병아리가 더욱 민첩하다며 공중경찰이 잡지 못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내었다.

대결을 시작하자 먼저 지상에 있는 3개의 레이더가 목표물인 장쯔의 드론 위치를 공중경찰에게 전송했다. 이후 전송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목표물에 접근한 뒤 목표물과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비행하다 그물망을 발사했다. 이는 드론이 추락 시에 생성되는 파편이나 잔해가 지상의 사람이나 시설 등에 주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착안한 것이다. 공중경찰이 쏜 그물은 장쯔의 드론을 정확히 포획하고 안전하게 착륙하는데 성공하여 첫 번째 미션을 통과하게 된다.

이어지는 대결은 공중경찰이 드론 고수들이 각각 조종하는 총 3대의 드론 사이에서 빨간색 드론 한 대를 식별해 포획하는 것이다. 나머지 2대의 흰색 드론들은 공중경찰을 방해하는 역할을 맡는다. 거기에 1차 대결과는 다르게 속도 제한을 두지 않아 난이도는 더욱 증가했다. 색깔 인식에 방해물 그리고 초당 5m가량 늘어난 속도까지 공중경찰이 고려할 점들이 훨씬 많아진 것이다.

대결이 시작되자 빨간색 드론은 공중경찰로부터 제일 멀리 위치하고 나머지 하얀색 드론들은 좌우에 포진해 엄호하는 형태로 공중경찰의 식별 오류를 유도했다. 하얀 하늘과 초록색 잔디 지형에 대비되는 빨간색은 공중경찰의 시야에 잘 들어왔다. 이에 빨간 드론이 역광 방향으로 비행하여 색을 분별할 수 없도록 시도했지만 이 또한 공중경찰을 방해하는데 실패했다. 색으로 목표물을 식별한 상태의 공중경찰은 더 이상 색에 의존하기보다 목표물의 궤적을 토대로 목표물을 추적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공중경찰은 2대의 드론들과의 충돌위험 때문에 쉽사리 빨간색 드론에 접근할 수 없었다. 결국 공중경찰은 빨간색 드론을 끝까지 추적하여 그물을 발사했지만 그물 탄환을 발사할 때 기압을 충전하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간발의 차로 포획하지는 못했다. 공중경찰은 두 번째 미션에는 통과하지 못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1승 1패로 기존의 ‘인공지능이 사람을 넘어섰다(机智过人)’ 혹은 ‘인공지능이 아직 사람보다 못하다(技不如人)’ 가 아닌 ‘인공지능이 사람의 수준에 이르렀다(机智如人)’의 타이틀을 얻게 된다.

상부상조(相扶相助)

이번 대결은 사람의 능력과 인공지능의 능력을 비교하여 인공지능이 사람을 넘어섰는지 혹은 인공지능이 아직 사람보다 못한지를 가려내려는 대결이 아니었다.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검증해내는 역할로써 사람이 참여한 테스트적 대결이었다.

드론 “공중경찰”은 불법 드론 혹은 사고 위험을 가진 드론을 포획하여 하늘의 교통질서를 담당한다. 땅의 교통질서는 사람이 직접 처리할 수 있어도 하늘은 그럴 수 없다. 비록 사람의 손에서 만들어졌다 하더라도 인공지능이 다른 인공지능을 감시하고 관리하는 독특하고도 효율적인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은 계속해서 인공지능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더욱 고급스러운 기술을 추구한다. 하지만 기술만을 맹목적으로 좇고 그에 수반될 수 있는 부작용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기술 발전이 우리에게 주는 유토피아적 환상은 산산조각 날 것이다. 드론 공중경찰은 다른 인공지능 드론들과는 다르다. 하늘의 질서, 즉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사람을 배려한 심층적 차원에서 고안된 것이다. 하늘의 질서를 인공지능이 책임짐으로써 땅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의 각종 안전이 보장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제는 “하늘, 땅 할 것 없이 모든 곳에서 사람과 인공지능이 파트너가 되는 시대라고 한다.(空地一体,人机联动)” 앞으로는 꼭 인간만의 요소, 인공지능만의 요소를 비교하며 인공지능과 인간의 대결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상부상조할 수 있는 협업에 더욱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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