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을 축구의 대명사라고 한다면 테니스를 상징하는 윔블던은 세계 4대 메이저 테니스 대회 가운데 으뜸으로 꼽힌다. 2018 윔블던 테니스대회는 러시아 월드컵 기간 중에 열린다. 한국에서 테니스는 축구의 인기와 비교할 수 없지만 호주 오픈에서 스타가 된 정현 선수의 활약으로 관심이 부쩍 증가했다.

영국에서 열리는 윔블던 테니스대회는 141년의 오랜 역사와 권위를 자랑한다. 선수들의 복장을 흰색 운동복과 흰색 속옷, 흰색 운동화 외에는 일체 허용하지 않을 만큼 전통을 고집하고, 경기도 잔디 코트에서만 진행한다. 시대변화에 아랑곳하지 않는 이런 모습은 고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팬들을 위한 서비스는 첨단의 기술을 활용한다. 전통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명성과 흥행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다.

빅 스포츠 이벤트를 경기장에서 직접 볼 수 있는 사람은 극히 한정적이다. 대부분 TV 중계를 보거나 웹이나 앱을 통해 경기 내용과 결과를 확인한다. 윔블던은 2015년부터 IBM과 손잡고 대회를 알리는 데 인공지능을 접목하기 시작했다. IBM의 AI 시스템 왓슨은 경기장의 마이크와 카메라를 통해 수집된 수많은 자료를 인간의 도움 없이 분석하고 편집해 선수들의 역동적인 장면을 하이라이트 영상으로 만들어 제공한다.

2018년 윔블던의 왓슨은 한층 더 진화했다. 선수들의 감정을 인식하도록 교육을 받았다. 관중들이 지르는 함성과 선수들의 세밀한 움직임, 경기 결과를 선수들의 매순간 변화하는 감정과 결합해 최상의 감동과 재미를 전달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IBM은 선수들이 인상적이고 흥미진진한 샷을 날리거나 경기가 끝난 뒤 최고조에 이르는 순간의 감정을 찾기 위해 기계학습을 활용했다.

윔블던은 2017년부터 프레드(Fred)로 이름 붙여진 왓슨의 챗봇 서비스도 제공한다. 선수들의 기본 데이터는 물론 경기 결과와 정보, 일정 등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맞춤형 서비스다. 윔블던의 포스터를 만드는데도 왓슨이 활용되었다. 수채화처럼 보이는 포스터는 왓슨이 사물인식 기술을 활용해 30만장의 기록물 사진을 분석하고, 이 가운데 9천장의 사진을 선택해 모자이크 한 것이다.

경기력을 향상시키고 관전의 즐거움을 더하기 위해 스포츠는 첨단의 IT 기술과 결합한 과학이 되었다. 러시아 월드컵의 선수 유니폼에 부착된 미세한 GPS 칩은 이동 거리와 가속도 등 수많은 데이터를 제공해 경기당 유효 슈팅 수와 점유율은 물론 선수들의 체력 상태와 활동 반경 등의 분석이 가능하게 만든다. 37개의 카메라가 동원된 비디오 심판( (VAR, Video Assistant Referee)도 새롭게 등장했다.

중국은 예선에서 탈락했지만 압도적인 축구팬들로 월드컵 광고시장의 가장 큰 손이 되었다. 중국의 TV업체 하이센스(Hisense)도 월드컵 스폰서 가운데 하나다. 하이센스 TV는 인공지능을 탑재했다. 리모콘을 누르기만 하면 0.1초만에 이미지를 인식해 화면에 보이는 월드컵 출전 선수들의 정보를 알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TV에 출연하는 2만여명의 연예인 정보 검색도 가능하다.

평창 겨올올릭픽은 인공지능과 5G,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 등 각종 ICT 기술이 총동원돼 IT 올림픽으로 불렸다. 스포츠에서 기술의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 중계와 홍보, 그리고 관전의 즐거움까지 첨단의 기술이 주도하고 있다. 스포츠는 선수들만 아니라 기술도 경쟁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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