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0년에 지금의 모습으로 개관한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소장품의 양과 질에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약 300여만점의 회화, 조각, 사진, 공예품 그리고 건축물의 일부 등을 소장하고 있으며, 미술관의 운영은 민간의 평의회에 의해 이루어 지는 특색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2월 7일 이들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소장품들의 이미지를 온라인에서 무료로 개방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스 제로(Creative Commons 0, CC0, 저작권 없음)기준에 의해 발표된 이들 이미지들은 약 37만 5천매 이상이며, 상업적인 목적을 포함하여 누구나 내려 받아 저장할 수 있고 자유롭게 변형하거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이 사라진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못 위의 다리’,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무료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를 운영하는 위키미디어 재단 측과의 협업으로 이루어진 이번 결정은 오픈 액세스 폴리시(Open Access Policy, 개방 접근 정책)라고 불리는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앞으로는 저작권의 제한이 있는 작품도 개방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박물관측은 밝혔습니다. 이번 결정에 의하여 퍼블릭 도메인(Public Domain)이라는 표시가 되어있는 이미지들은 누구나 자유롭게 어떠한 용도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장인 토마스 캠벨은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미술관의 컬렉션과 지식들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 창의성과 지식 그리고 사고에 대한 새로운 원천을 제공할 수 있으므로, 21세기 관람객들의 요구와 이해에 부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의 인류가 축적한 문화적 유산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야 한다는 요구는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지속적으로 높아져 왔습니다. 이러한 주장에는 제국주의 시절 강대국들이 무력으로 빼앗아간 작품들을 반환하라는 요구와 그 궤를 같이 합니다. 그러나 ‘관광산업’을 앞세운 국가이기주의와 ‘힘의 논리’에 의해 여지껏 이러한 요구는 묵살되어 왔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이번 결정은 개별 국가적 이해에 얽매이지 않고, 인류 전체의 유산은 모두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과 상통하는 것입니다. 물론 아직 인터넷 망의 보급이 보편적 권리로 인식되지 않기에 접근이 불가능한 사람들도 여전히 존재하지만, 이번 결정은 기존의 강대국들이 가졌던 문화예술 작품에 대한 생각에 배치되는 것입니다. 인터넷이 가진 개방성과 보편성의 원리를 잘 보여주는 이번 결정은 미래의 인류가 누려야 할 세계문화유산에 대한 접근법에 있어서 하나의 ‘효시’로 남아야 할 것입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소장 중인 한국,중국,일본의 대표 작품들. 이미지의 저작권은 사라졌다. 이미지를 클릭하면 확대해서 볼 수 있습니다>

<조선의 마지막 어진화가(왕실 소속으로 왕의 초상화를 그리는 화가)였던 석지 채용신의 ‘선비도’>

 

<일본 에도시대 우키요에 화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의 ‘메뚜기와 붓꽃’, 후일 고흐의 ‘붓꽃(Iris)’에 영감을 주었다>

 

<화가로 더 유명한 북송 휘종 황제의 ‘죽금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사이트에서 저작권을 없앤 작품을 검색하는 법]

1.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사이트(http://www.metmuseum.org) 에서 ‘Art’ 메뉴를 선택합니다.

 

2. ‘Art’ 메뉴에서 ‘Collection’ 메뉴를 선택합니다.

 

3. ‘Public Domain Artworks’ 체크박스를 선택합니다.

 

4. 선택하는 순간 자동으로 검색이 이루어집니다.

 

5. 이제 ‘Search’란에 검색하려는 키워드를 넣습니다. 이탈리아 화가인 ‘카라바조’를 검색해봤습니다. 화가의 영문명은 구글 검색으로 찾을 수 있습니다.

아래에 표시된 그림 중에서 원하는 그림을 선택합니다.

 

6. 그림 하단에 ‘Public Domain’이라고 표시가 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은 내려 받아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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