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슬란드항공이 공고를 냈습니다. “정말 못 찍는 사진작가를 구합니다.” 포트폴리오는 필요 없습니다. 사진 기술도 없어야 합니다. 대신 10일가량의 아이슬란드 여행과 경비 전액, 그리고 5만 달러가 걸려 있습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잘 찍는 사람이 아니라, 일부러라도 완벽해질 수 없는 사람입니다.
처음엔 기발한 마케팅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질문은 그다음에 시작됩니다. 왜 하필 지금일까요.
지금 소셜미디어에는 아이슬란드 사진이 넘쳐납니다. 검은 모래 해변, 오로라, 빙하, 지열 온천. 모두 아름답습니다. 문제는 너무 아름다워서, 너무 비슷하다는 데 있습니다. 잘 나온 사진의 공식이 이미 정해졌기 때문입니다. 알고리즘은 ‘좋아요’를 많이 받은 구도를 밀어주고, 사람들은 그 구도를 따라 찍고, AI는 그 패턴을 더 빠르고 더 매끈하게 복제합니다. 완벽함은 어느새 균질함의 다른 이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항공사가 찾는 것은 사실 “못 찍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직 학습되지 않은 시선입니다.
이 역설은 중요합니다. AI가 ‘잘 찍힌 사진’의 기준을 거의 완전히 흡수한 시대에, 오히려 진짜처럼 보이는 것은 실수와 우연이 남아 있는 이미지이기 때문입니다. 흔들린 사진, 잘린 얼굴, 역광에 뭉개진 풍경, 타이밍을 놓친 장면. 한때는 감점의 이유였던 것들이 이제는 인간이 남긴 흔적으로 읽힙니다. 최근 이 캠페인을 다룬 보도들도, 과하게 다듬어진 인스타그램식 이미지에 대한 피로와 ‘덜 완벽한 진정성’에 대한 선호가 배경에 깔려 있다고 짚었습니다.
교육도 비슷한 질문 앞에 서 있습니다. 우리는 오랫동안 아이들에게 잘 쓰는 법, 잘 말하는 법, 좋은 답을 내는 법을 가르쳐 왔습니다. 그러나 이제 AI가 그 모든 일을 점점 더 능숙하게 해냅니다. 그럼에도 학교가 계속 매끈한 결과물과 정답에 가까운 표현만을 훈련시키고 있다면, 우리는 아이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있는 것일까요.
“잘 못해도 괜찮다”는 말은 위로로 끝나서는 안 됩니다. 그것은 구조를 향한 질문이어야 합니다. 왜 우리는 오랫동안 학습된 완벽함만을 가치 있다고 믿어왔는가. 왜 실수 없는 결과만을 좋은 결과라고 불러왔는가.
아이슬란드는 원래부터 아름다웠습니다. 완벽한 사진이 그것을 증명한 것이 아닙니다. 어쩌면 완벽한 사진들이야말로, 그 아름다움 위에 하나의 정답만 덧씌우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댓글을 남겨주세요
댓글을 남기려면 로그인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