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한쪽에 가득한 벌개미취 꽃가지 몇 개를 잘라 지요 그릇에 담았다.
지요 그릇이 들꽃과 어울리는 것은 지요 그릇이 흙 본연의 모습인 소박함을 갖고 있되 품위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박하면서도 품위 있는 삶이란 저런 들꽃을 품을 수 있는 가슴이어야 할 것이다.
지요의 그릇이 하루 이틀에 만들어지지 않은 것처럼 저런 가슴 역시 하루아침에 만들어질 리 만무.
사진을 보다 보니 그릇에 물방울이 떨어진 것이 보인다.
생동감이 느껴진다.
정작 그릇 속 물은 보이지 않는데.
반짝이는 물방울이 눈에 띄지만 그것은 곧 닦이거나 말라 흔적도 없이 사라질 터.
순간을 살되, 순간만을 위해 살면 안 되는 것처럼.
그래도 순간을 일생인 것처럼 살아야 하는.
그러다 보면 결국은 흙이 되겠지만, 사는 동안 품위를 지키면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출처] 벌개미취 꽃을 꺾다|작성자 생각을담는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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