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모바일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머였던 남편은 코딩교육에 회의적입니다. 단순한 코딩기술자는 널려있다고요. 중요한 것은 문제해결을 하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그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간단하면서도 정확한 답을 내놓는 알고리즘을 짜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남편은 독서를 중요시 여깁니다.

몇 만 줄의 프로그램을 단 몇 백 줄로 줄이면서 답은 명확히 나오게 하는 능력! 그것이 필요한 건데, 아이들의 현재 코딩교육으로 과연 그것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강남엄마(!)인 지인 중 한 분은 사교육에서 차별화 하고 싶은 강남엄마들의 욕망이 코딩교육으로 나타난 거라고 하고요. ㅎㅎㅎ. 아마 몇 년 지나면 코딩 열풍이 꺾일 거라고 했었지요. 저는 좀 불안함을 가진 엄마였습니다. ‘진짜 안 배워도 될까?’라고 생각하는…….

오늘 코딩교육을 맛배기만 본 것이지만, 확실한 생각은 하나 갖게 되었습니다. 코딩은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기 위한 아주 기본적인 도구를 배우는 과정이라는 생각입니다. 그것을 통해 누군가는 컴퓨터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의 기본적인 이해만을 하고 지나갈 수도 있고, 누군가는 정말 인공지능 전문가가 될 수도 있겠지요.

대학생이 되어서야 인터넷을 처음 맛 본 저희 세대에서, 전공불문하고, 저처럼 그냥 저냥 인터넷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여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낸 사람들이 있습니다. 인터넷기반 서비스업, 쇼핑몰, 온라인 게임 등등 존재하지 않았던 산업분야와 직업이 생기고, 새로운 기술을 빠르게 받아들인 사람에게 많은 기회가 열렸습니다. 그것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코딩을 배우면서, 또 아이에게 배우게 하면서 이걸로 뭔가 엄청난 것을 하리라는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 동안 보이지 않았던 길이 지금 보이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길이 앞에 있습니다. 아이에게 “한 번 같이 가볼래? 근데 엄마도 뭐가 있을지는 모르겠어. 그래서 너무 궁금해. 우리가 같이 가면 최소한 무섭지는 않을 것 같아.” 이런 마음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느리게 갈 수도 있고, 아이가 뒤로 숨을 수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내가 먼저 가다보면 길이 분명해 질 것 같습니다. 수풀을 헤치며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길이 만들어지는 것처럼요.

아이맘이 만들어지게 되어서 참 고맙습니다. 이사장님, 알로앤 멤버, 우리 한라생협 멤버들 모두 감사합니다. 앞으로 같이 길을 만들어보자고요~! 우리가 낸 길로 사람들이 걸어가는 그 날을 위해!

**이 글은 아이맘을 위한 코딩교육 특강에 참여한 후에 느낀 것을 기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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