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튜브에는 올라온 한 영상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그 영상은 한 소년이 어두운 축구장에서 공을 들고 사람들 사이를 걸어가는 장면으로 구성된 1분 조금 넘는 분량입니다.

놀랍게도 이 영상은 오래 전에 있었던 13세 소년의 살인사건 수사의 단서를 얻기 위해 네덜란드 경찰이 딥페이크로 만든 것입니다. 영상 속의 소년은 세다르 소아레스Sedar Soares로 2003년 로테르담 지하철역 주차장에서 친구들과 눈싸움을 하다가 총에 맞아 사망했습니다.

수년간 수사에 진전이 없자 네덜란드 경찰은 세다르 가족의 허락을 받아서 섬뜩할 정도로 살아있는 실물 같은 세다르를 되살렸습니다. 경찰이 기대하는 것은 영상이 그 소년에 대한 더 실감나는 정보로 당시 주변에 있던 사람들의 기억을 되살려서 단서를 얻는 것입니다. 실제로 영상이 나간 후 많은 제보가 들어왔다고 경찰은 주장합니다.

경찰 수사국 커뮤니케이션팀의 단 안네간(Daan Annegarn)은 “우리는 미제 사건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과학은 증인과 가해자의 마음을 자극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보여줍니다. 세다르와 그의 가족이 이야기하게 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있습니다. 우리는 문을 넘어야 했습니다. 친척들에게 사랑하는 사람에게 딥페이크 영상으로 생명을 불어넣어도 되는지 묻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그것이 수사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하지만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습니다다. 가족들이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합니다”라고 그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네덜란드 경찰은 세계 최초로 딥페이크를 수사에 도입한 것을 자랑하고 있지만, 그것은 단순히 하나의 수사 기법으로만 바라보기에는 심각한 문제가 있습니다.

네덜란드 경찰의 이 새로운 시도가 범죄해결이라는 공익적 목적과 가족들의 동의로 정당화될 수 있는 것일까요? 사망한 피해자가 숨기고 싶었던 사실들이 드러나게 되어서 사후에 2차 가해가 있을 가능성은 전혀 없을까요? 죽은 사람의 판단 권리도 살아있는 사람에게 상속될 수 있는 것일까요? 네덜란드 경찰은 이 영상을 만들기 전에 사회적으로 충분한 논의를 했을까요?

경찰에 의한 또 다른 악용도 예상됩니다. 진술을 유도하기 위해 경찰이 가짜 영상을 만들고 그것을 혐의자에게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수사 기관에 처음 가본 사람들은 이미 그 분위기에 압도당합니다. 그런 상황에서 경찰이 보여주는 사실적인 영상은 자신의 기억보다 더 신뢰하게 하게 되거나, 경찰의 주장을 부정할 의지가 꺾일 수도 있습니다. 딥 페이크가 페이크 범인을 만들 위험이 결코 적지 않을 것입니다.

2000여 년 전 로마시대의 최고 권력자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아무리 나쁜 결과로 끝난 일이라 해도 처음의 의도는 선한 것이었다(All bad precedents begin as justifiable measures.)”고 말한 것처럼 ‘선한 의도, 나쁜 결과’는 지금도 반복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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