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강현실(augmented reality, AR)은 실제로 존재하는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를 합성하여 마치 원래의 환경에 존재하는 사물처럼 보이도록 하는 컴퓨터 그래픽 기법이다. 때문에 현실 세계만으로는 얻기 어려운 부가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런 AR 기술을 동물에게도 적용하기 시작했다.

군견은 전쟁터 같은 위험 지역에서 냄새로 폭발물을 탐지한다. 이런 수색 임무는 군견과 늘 함께 동행하며 지시를 내려야 하는 군인들의 생명을 담보로 한다. 미 육군 연구소(US Army Research Laboratory)는 이런 위험 요인을 제거하기 위해 군견에 증강현실 고글을 착용한 훈련을 실험 중이라고 BBC 등 외신이 보도했다.

커맨드 사이트(Command Sight)라는 회사가 제작한 이 AR 고글은 개를 관리하는 군인과 멀리 떨어져서도 폭발물 탐지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해준다. 폭발물 탐지견은 군인의 수신호나 레이저 포인터로 지시를 받는 게 일반적이다. 늘 개와 붙어 행동해야만 했다. 군견용 AR 고글은 이런 밀착 행동에서 벗어나 군인들의 안전 거리 유지를 가능하게 해준다.

AR 고글을 착용한 군견, BBC 캡처

AR 고글을 착용한 군견은 그 안에서 시각적인 지시를 받아 특정한 장소로 이동하게 되며, 개를 관리하는 군인은 AR 고글에 부착된 카메라가 보내주는 원격 비디오 영상을 통해 개가 보는 것을 함께 볼 수 있다. 물론 차이는 있다. 미 육군 연구소의 선임 과학자인 스테판 리(Stephen Lee) 박사는 AR이 개에게 지시를 내리고 단서를 제공하는 데 사용되지만 인간처럼 상호작용 하지는 못한다고 말한다.

군견이 고글을 착용하는 게 처음은 아니다. 악조건의 상황이나 공중 낙하를 해야 할 때 군인처럼 개도 고글을 착용했다. 하지만 AR을 활용한 군견 고글은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이 AR 고글 제작사의 AJ 페퍼(AJ Peper) 박사는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으며, 초기 단계이지만 결과는 매우 유망하다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AR은 위치 정보나 방위, 스마트폰의 기울기 등을 이용하여 정보를 판단한다. 주로 자동차 내비게이션의 길 안내나 관광 정보 앱, 마케팅 등에 활용되고 있으며, 현실 세계를 확장시킨 위치 정보 게임 ‘포켓몬GO’는 대표적인 AR 활용 사례다.

동물에 AR 기술을 접목시키는 것은 향후 상당한 확장성을 갖고 있다. 군견 뿐 아니아 경찰이나 민간의 탐지견이나 구조견에 적용할 수 있고, 보다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게 할 수도 있다. 비록 인간에게 적용하는 AR과는 다르지만 그 쓰임새가 동물로 확대된 것은 기술의 또 다른 진일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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