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병원은 사람 수가 많은 만큼 진료를 받을 때 받는 번호표의 대기 숫자 역시 어마어마하다. 중국에서는 이렇게 대기표를 받는 것을 “과하오(挂号) 자기 번호표를 걸어놓는다.”라고 표현을 한다. 가족이나 친한 사람이 아프면 어떻게든 빨리 치료를 받게 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이다.
그러다 보니 번호표를 선점해서 암표로 파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중국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황소당(黄牛党)이라 부른다. 황소당은 병원 대기표뿐만 아니라, 예약이 가능한 표들을 선점해서 고가로 파는 것을 업으로 삼는다.
이들을 황소당이라 부르는 이유가 재미있다. 황소는 집에서 기르는 소이다. 들판에서 살아가는 야생소보다 황소는 먹거리와 살 곳이 보장되어 있다. 즉 쉽게 산다는 것이다. 암표 족이 돈을 버는 것도 그만큼 쉽다는 뜻이다. 상해에서는 ‘무리’에 ‘당(党)’을 붙이는데 암표상을 표현하는 황소에 붙여서 그들을 통칭하는 일반 명사로 사용되고 있다.
그런 황소당이 최근에는 병원 진료예약 앱까지 침투하여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 중국의 환자들은 현재 세 가지 방법을 통해서 진료예약을 할 수 있다. 현장에서 예약을 하거나 전화 혹은 온라인 앱을 통해서 가능하다. 모바일이 급속히 확산됨에 따라 앱을 통한 예약도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당연히 황소당들이 군침을 흘릴 만하다.
최근에 황소당으로 인해 최근 베이징 과하오 앱이 문제가 되었다. 이들은 유명 병원과 의사들을 메인페이지에 걸어두고 자신들이 병원과 협의 하에 서비스를 하는 것처럼 보이게 했지만, 사실과 달랐고 심지어는 환자가 원하는 유명한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의 진료를 예약해준 경우가 다반사였다.
과하오 앱에서 피해를 본 환자들은 적지 않은 예약 수수료(420위안, 한화 약6만7천원)를 사전에 지급했음에도 병원에 가서 다시 진료 표를 받아야 할 뿐 아니라, 심지어는 예약했던 의사가 아닌 사람에게 진료를 받아야 될 어이없는 일을 겪어야 하는 것이다.
인터넷과 디지털은 우리의 생활에 많은 편리함을 준다. 그렇지만, 그 만큼 많은 위험도 안고 있다. 물건을 구매하고 서비스를 받기 위해 직접 가거나 기다리는 불편함은 없애주지만, 상품과 서비스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도 줄어든다. 디지털 세상에서도 ‘편리’와 ‘안전’의 두 마리 토끼를 기대해서는 안 된다. “공짜 점심은 없다.”는 평범한 속담을 기억하자.
Tips: 중국에서 생활을 할 때 감기 같은 작은 질병이 걸리면 큰 병원보다는 젼수어(诊所)라는 클리닉개념의 병원에 가면 오래 기다리지 않고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주의할 것은 진료소에서는 진찰과 간단한 약 처방과 주사 외에 정밀 검사와 수술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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