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Baidu.com)는 중국 최대의 인터넷 기업중의 하나입니다. 검색엔진으로 시작한 바이두는,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Alibaba.com) 및 인터넷 메신저와 게임으로 유명한 텐센트(Tencent.com), 그리고 ‘대륙의 실수’로 불릴만큼 좋은 성능의 싼 제품을 만들어내는 샤오미(Xiaomi.com) 등과 함께 ‘BATX’로 불리면서 중국의 정보통신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중국의 정보통신업체들이 대부분 그렇듯 바이두 또한 국가의 보호 정책 아래서 착실히 성장해 온 이래, 이제는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구글 검색을 앞서고 있는 업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대부분의 중국 제품 혹은 기술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생각은 ‘복제품’인 경우가 많습니다. 서구의 자본과 기술이 값싼 노동력과 엄청난 규모의 시장을 노리고 중국에 진출한 이후로 ‘세계의 공장’이 되어버린 중국에서 짧은 시간에 기술력으로 다른 경쟁자들을 압도하는 기업이 나오기가 쉽지 않으리란 것은 누구나 쉽게 짐작할 수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전통적인 산업에서는 비슷한 복제품으로도 가격의 차별화를 통해 성장할 수 있지만, 첨단기술을 필요로 하는 정보통신산업에서는 이러한 전략이 쉽지는 않습니다. 특히, 오늘날 ‘4차산업혁명’이나 ‘디지털 해체(Digital Dissruption)’로 불리우는 새로운 산업환경은 기술 선도자가 대부분의 시장을 차지하게 되는 경향이 강한 탓에 이러한 전략이 더더욱 소용없기도 합니다.

<바이두-百度-는 ‘백 번 묻다’라는 뜻으로, 중국 송나라 때의 한시에서 유래했다>

이러한 산업환경의 변화는 ‘인공지능’으로부터 시작하고 있습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나 IBM의 ‘왓슨’ 그리고 무인 자동차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인공지능은 앞으로 벌어질 산업환경의 변화의 중심이자 핵심산업이 될 전망입니다. 이러한 변화를 의식한 듯 바이두도 지난 2014년 스탠포드 대학 출신으로 구글 브레인팀에서 딥러닝을 연구하던 세계적인 인공지능 과학자 앤드류 응(Andrew Ng)을 영입하면서 본격적으로 기술경쟁에 참여했습니다. 중국의 국가 발전 및 개혁위원회도 바이두를 AI연구의 선두주자로 지목하면서 국가적 산업 과제를 전적으로 맡긴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앤드류 응을 영입한 뒤로 바이두는, 중국 내 3개 지역(베이징, 센젠, 상하이)과 미국 실리콘밸리에 연구소를 운영하면서 약 1,300여명의 연구 및 관련 인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우선 집중한 기술은 음성인식 및 번역 분야였는데, 그 결과물은 ‘딥 스피치(Deep Speech)’로 불리는 제품으로 기존의 단어 및 발음 중심의 분석에서 벗어나 맥락과 문장의 형태를 중심으로 파악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기술을 통해 ‘딥 스피치’는 기존의 음성인식 및 번역엔진에 비해 획기적인 인식률 상승을 가져왔습니다. 이들은 음성인식 및 번역엔진을 위해 약 1억개의 단어쌍(영어-중국어)를 구축했습니다. 현재 구글은 약 5억개의 단어쌍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단어쌍을 구축하기 위해 바이두가 이용한 것은 첨단기술이 아니라, 바로 사람의 노동력이었습니다.

<음식 배달앱과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이두의 와이마이>

바이두는 지난 2016년 12월부터 약 한달간 수천명의 번역자를 동원해서 영어로 된 브루슈어, 편지 그리고 기술 매뉴얼 등을 중국어로 번역해 주는 사업을 펼쳤습니다. 고객들은 할인된 가격으로 중국어로 된 문서를 가질 수 있었고, 바이두는 엄청난 양의 중국어-영어의 단어쌍을 손에 넣을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서 얻은 단어쌍은 자신들의 음성인식 및 번역엔진을 훈련시키는 자료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행사는 바이두가 단어쌍을 얻기 위해 연중 펼치는 사업의 일환으로 특히 12월에는 스마트폰이나 정수기등을 상품으로 내걸고 진행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난 2016년 7월에는 실리콘밸리의 연구진이 음성을 인식해서 문자로 전환하는 토크타입(TalkType)을 정식으로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바이두측은 ‘토크타입’을 이용해서 시리와 유사한 개인 비서 ‘두미(DuMi)’를 만들었으며(중국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두어(DuEr)’로 공개), 음성으로 조작할 수 있는 로봇인 ‘샤오유 자이이아(Xiaoyu Zaijia, 작은 물고기란 뜻)’의 핵심 코드로 이용했습니다.

바이두측이 웹에서 수집할 수 있는 정보를 감안하면, 이들이 인공지능을 이용해 개발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는 이외에도 다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최대의 검색엔진에서 나오는 검색어 이외에도 문화 및 생활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누오미(Nuomi)’와 배달음식 앱과 유사한 ‘와이마이(waimai)’ 등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생각하면 중국인들의 생활 전 영역에 인공지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문화 및 생활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바이두의 누오미>

하지만 부정적인 상황도 있습니다. 바이두의 인공지능 관련 사업을 진두지휘한 앤드류 응이 며칠 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바이두를 그만 둔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그는 “기술관련 회사들의 변화하는 모습 그 이상의 것을 보기 위해 시간을 좀 가질 계획”이라면서, “인공지능이 큰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건강관리나 교육에 대해 매우 강한 흥미가 있다”고 블로그를 통해 말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바이두측은 앤드류 응을 대신할 만한 사람을 찾는 대신, 그의 역할을 여러 사람에게 나누어 줄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바이두가 지금과 같은 수준의 인공지능을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앤드류 응이라는 뛰어난 연구자의 존재가 있었던 탓에 향후 바이두의 연구개발방향에 대해서는 일정 정도의 물음표가 붙을 수 밖에 없습니다.

바이두의 성장에는 지금껏 생산기지로 역할 하면서 축적한 풍부한 자본력, 값싼 노동력 및 수준급의 연구인력 그리고 국가적 지원과 적절한 통제 등이 적절하게 작용하고 있습니다. 결국 바이두의 성장 과정은 중국이라는 나라의 성장과정과도 닮아있기도 합니다. 전통적인 제조업에 있어서 중국은 복제품과 하청 생산에서 시작해서 이제 수준급의 제조업 역량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기술력의 수준에 의해 기업간 경쟁의 우위가 갈리는 경제환경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게다가 이러한 기술력은 단기간에 따라잡거나 복제하기가 힘든 것이기도 합니다. 만약 바이두의 시도가 성공적으로 끝나게 된다면, 경제발전의 모델에 있어서 중국은 또 하나의 모범사례로 남게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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