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 전화가 대중화되기 전인 1990년대 초반에는 삐삐라고 불리던 무선호출기(pager)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을 수 있었다. 상대방이 호출기로 연락받을 전화번호를 남기면 유선 전화를 이용하여 연락하는 방식이다. 이때 기발한 아이디어가 숫자와 결합하면서 전화번호 대신 숫자로 메시지를 만들어 전송하기도 했다. 가령, 약속된 장소로 빨리(82) 오라(100, back)라는 의미로 숫자 <82100>을 보내는 식이다.

2008년 이모지(그림문자를 뜻하는 일본어, 絵文字<에모지>라는 발음보다는 영어식 표기 Emoji를 한글로 옮기면서 ‘이모지’로 통용)가 등장하면서 메시지 전송 과정에 그림문자를 주고받기 시작했다. 이 그림문자는 누구나 알기 쉬워 언어가 다른 외국인끼리도 간단한 소통이 가능했다. 또 다른 그림문자로는 픽토그램pictogram이 있다. 픽토그램이란 그림을 뜻하는 picture픽쳐와 전보를 뜻하는 telegram텔레그램의 합성어로 어떤 사람이 보더라도 같은 의미로 통할 수 있는 그림으로 된 언어체계를 말한다. 대표적인 예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비상구 표식을 들 수 있다.

스웨덴 국립특수교육원에서는 이와 같은 픽토그램을 개발, 보급하는 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2000개 이상의 픽토그램를 보유하고 있으며 22개의 언어로 제공하고 있다. 검색창에 원하는 자료를 입력하면 해당 픽토그램과 함께 연관 픽토그램을 보여주는데 이중 원하는 그림을 다운받아(예: PNG, JPG, EPS, SVG 등 원하는 형태로) 문서나 자료에 활용할 수 있다. 서비스 이용에는 연간 소정의 이용료가 부가된다. 스웨덴의 국립특수교육원에서 픽토그램을 개발⋅보급하는 이유는 학교, 도서관, 병원, 대중 교통시설 등 공공 이용 시설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다. 또한 읽고, 쓰고, 말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의 소통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픽토그램을 직관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수정⋅보완하기도 하고 1년에 네 차례 새로운 픽토그램을 개발한다.

그렇다면 픽토그램을 사용하면 어느 정도 의미 전달이 가능할까? 위 사이트에 소개 되어 있는 픽토그램 문장의 의미를 2개의 힌트를 이용하여 추측해보자. 정답은 이 글의 하단에 안내되어 있다.

픽토그램으로 구성된 위 문장은 지금과 같은 코로나-19 상황에 필요한 내용으로 여러분도 어렵지 않게 맞췄을 것이다. 물론 두 문장의 의미를 모두 맞췄다고 해서 픽토그램으로 소통하는 것이 누구에게나 쉽고 효과적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말과 글로 소통하는 데 어려움이 큰 사람에게는 소통의 대안적 수단이 될 수도 있다. 위에서 소개한 픽토그램 사이트를 방문해서 픽토그램이 의미를 얼마나 잘 전달하고 있는지 살펴도 보고 픽토그램 몇 개를 엮어서 여러분의 의도나 느낌을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


정답 1. 기침을 하면 바이러스가 사람들에게 전염될 수 있으니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기침을 할 때는 옷소매로 입을 가리는 것이 중요하다.

정답 2.  손을 씻을 때에는 세정제와 뜨거운 물을 이용해서 씻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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