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교육’이라는 것을 접한지 이제 겨우 1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그동안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그렇게 보면 6개월 남짓 되는 시간이 길다면 긴 시간이었네요. 처음 소요 이사장님의 강연을 들었을 때는 충격이었습니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인터넷을 그렇게 조금밖에 쓰지 않는다는 것이 제일 놀라웠습니다. 엄마 눈에는 스마트폰으로 항시 인터넷을 보고 있는 것 같은데 말이죠. 그리고 또 놀라운 것은 인터넷을 제.대.로. 활용할 줄 모르는 아이가 대부분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메일을 쓰는 것부터 시작해서 인터넷 검색을 효율적으로 한다거나 문서를 작성한다거나 하는 면에서 다른 나라 아이들에 비해 많이 떨어지고 있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컴퓨터와 인터넷 활용을 아무도 자세히 가르쳐주지 않습니다. 아마 학교 방과후에서 컴퓨터활용에 대한 수업을 듣는 아이가 아니라면 잘 모르는 경우가 많겠지요.

이사장님의 강연 이후 무엇이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 소요에 가입을 했습니다. 다행히 저처럼 생각하는 엄마들이 주위에 꽤 있어서 으쌰으쌰하며 이사장님의 디지털교육을 한달에 한번 듣게 되었고,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나름 정보검색을 잘 한다고 느끼고 있었지만, 우물안 개구리더군요. 구글검색의 효율적인 활용, 필요한 자료를 모으고, 편집하기 등등 너무나 편리한 디지털 도구들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배운 내용을 제가 필요한 방식대로 활용해 보면서 더욱 디지털 교육에 대한 필요성에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역시 ‘찾는 사람이 구한다’는 널리 알려진 진리(?)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슬슬 아이들에게도 디지털 교육을 적용해 보자고 이야기가 나왔고, 방학을 이용해 캠프형식으로 진행해보려는 계획을 마련했습니다. 하지만 1,2회의 단발적인 교육이 아닌 장기적이고 다양한 체험으로, 지속가능하게 준비해 보자고 의견이 모아져서 이번 ‘디지털난장’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전체적인 커리큘럼은 이재포이사장님이 만들어 주시고, 자세한 교육내용을 엄마선생님인 저희가 맡았습니다. 저는 무턱대고 초등고학년을 맡아놓고는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릅니다. 수업은 1시간반이나 되는데 무엇을 가르쳐야 하고, 어떻게 가르쳐야하는지 떠오르지 않아서 뇌가 생각을 멈춘 듯 했습니다. 하지만 여러사람의 생각을 모으니 어느정도 정리가 되어갔습니다. 이사장님, 김은경이사님, 알로앤사회적협동조합의 조민경대표님, 최경화선생님 덕분에 수업교안도 착착 만들어지고, 얼개를 그릴 수 있었습니다.

늘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 수업준비를 하면서 얻은 제일 큰 수확은 저 스스로가 성장했다는 것입니다. 영상편집을 해서 유튜브에 영상을 올리기, 구글 드라이브 사용, 오조봇코딩, 스크래치 코딩 등, 수업을 통해 제일 많이 배운 것은 제 자신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목석같은 초등고학년들의 리액션을 이끌어낼 지 수없이 고민했습니다. 초등고학년은 흥미를 이끌어 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앞으로의 디지털 교육에도 그 점이 가장 어려운 점이 될 것 같습니다.

디지털 세상은 이미 왔지만, 그에 대해 준비하는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고, 부모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교육에 대해서 확신을 갖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단적으로 영어를 초등학교 저학년에서 가르쳐야하는지 하지말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아직 사회적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서 매년 정책이 바뀌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런 혼란한 상황에서 공교육을 부정하지 않고, 또한 사교육에 의존하지 않으면서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로 아이들을 길러내기란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런 교육의 불확실성에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 디지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넘쳐나는 정보 중 필요한 것을 제대로 찾고, 그 가치가 100퍼센트 이상이 되도록 활용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무기로 만들수 있는 능력을 갖게 도와 주는 것. 세상과 소통하고, 새로운 환경에 두려움없이 발을 들여놓는 것. 세상을 무대로 자신의 능력을 펼쳐보이는 것. 이것들이 제가 꿈꾸는 디지털 교육의 미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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