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광고 표지판에 네이버 검색 창을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 네이버에 물어보라는 얘기다. 한국에서 네이버는 누구나 사용하는 국민 포털이기에 그렇다. 쇼핑도, 이메일도 네이버 천국이다. 세계인의 글로벌 포털은 구글이다. 검색은 물론 유투브, 지메일, 지도, 사진 등 생활과 업무의 상당 부분을 구글에 의존한다. 숨쉬는 공기처럼 밀착해 살아간다.

구글이 갑자기 멈춰선 사건이 발생했다. 한국 시간으로 12월 14일 저녁, 전 세계 비슷한 시각에 구글의 일부 서비스가 일시에 먹통이 되었다. 유투브, 지메일, 구글 독스(Google Docs), 구글 클라우드, 구글미트(Google Meet) 등의 서비스가 올스톱 되었다. 이게 45분간 가량 지속되었다. 유투브를 제외한 여타 구글 서비스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저녁 시간대여서 한국은 크게 문제되지 않았지만 지구촌 곳곳에서는 크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사태를 보도하면서 자사도 파장의 예외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뉴스룸 전체가 구글 서비스를 사용하는데, 작동 불능에 빠져 기사 작성에 전화를 이용했다고 밝혔다. 비록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시계를 거꾸로 돌려 아날로그 시대로 복귀한 것이다. 미국 미시간 주 웨스트랜드의 일부 학군은 수업을 전면 중단했다. 팬데믹 때문에 구글미트로 화상 수업을 하고, 교사와 학생은 구글 메신저로 대화하고, 학생들은 지메일로 과제를 제출하는데, 이런 통로가 막혀버렸기 때문이다.

구글미트

구글이 멈출 당시 미국과 유럽은 대부분 한주일을 새롭게 시작하는 월요일 오전 시간대였다. 문서나 파일을 공유하는 구글 독스나 구글 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없게 되자 기업의 업무가 마비되다시피 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재택 근무가 많은 상황이었다. 파장은 더욱 컸다. 구글의 AI 음성인식 스마트 스피커인 구글홈도 문제가 발생해 집안의 다른 기기를 제어할 수 없다는 불만이 속출했다.

구글은 시스템 장애로 로그인이 필요한 서비스에서 에러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서비스는 정상을 되찾았고, 세상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하지만 지메일 서비스는 이틀 후에도 지연과 오류를 반복했다. 기술적 결함을 구구절절 알 수도, 확인할 수도 없다. 다만 구글이 멈추면 세상이 멈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구글은 우리의 사방 도처에 존재한다. 그 이용 빈도수는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구글의 영향력을 완전히 벗어나 사는 사람이 과연 몇 명이나 될까? 우리는 기꺼이 구글 제국의 시민이 되어 살아간다. 반대급부(反對給付)가 크기 때문이다. 업무의 능률을 높이고, 편의를 제공한다. 그렇다고 무오류의 신성을 부여할 수는 없는 일이다.

영향력은 책임을 동반한다. 책임은 맡기기만 하는 게 아니라 견제와 감시의 안전 장치를 공고히 하는 데서 비롯된다. 구글, 페이스북, 아마존, 네이버 등은 인공지능과 첨단 기술로 세상을 지배하고 이끈다. 누구도 따라오지 못하게 몸집을 계속 키우며 독주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 거대 기업의 각종 서비스에 안주하며 살아간다. 이들의 방법과 수단이 모두 옳은 것일까? 구글과 네이버는 선량한 시혜자가 아니라 이윤을 목표로 한 기업이다. 멈추고 틀릴 때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우리의 몫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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