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은 세계 젊은이들이 열광하는 중국 기반의 글로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플랫폼이다. 사용자들의 70% 정도가 10대와 20대 연령층이다. 전세계 다운로드 20억을 넘었고, 매달 8억명이 이용한다. 올해 1월에서 3월까지 틱톡은 3억 1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여타 모든 SNS 다운로드 기록을 넘어섰다. 이렇게 무서운 기세로 지구촌을 점령하던 틱톡이 사면초가에 휩싸였다.

중국과의 국경 분쟁으로 군인 수십 명이 숨지고 반중 감정이 격화하는 상황에서 인도 정부는 6월 29일 틱톡을 비롯한 중국의 모든 앱을 전면 차단하고 금지시켰다. 인도의 주권과 보안, 국가안보 등을 해친다는 이유를 들었다. 틱톡은 인도에서 무려 1억 2천만명이 이용하고 있고, 전체 다운로드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서버가 싱가포르에 있다는 틱톡의 하소연은 통하지 않았다.

홍콩에서는 틱톡이 자진 철수 결정을 내렸다. 틱톡 대변인은 7월 7일 “최근에 벌어진 일련의 사건으로 홍콩에서 틱톡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련의 사건이란 중국이 홍콩 내 반중 활동을 처벌하는 홍콩 국가보안법 시행을 암시한다. 강력한 보안법으로 사용자 정보가 중국에 넘어가고, 반중 성향의 이용자들이 처벌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철수 결정을 내린 이유라는 것이다.

무역 분쟁과 더불어 지난해부터 미국에서는 틱톡의 국가 안보 위협 논란이 불거졌다. 틱톡의 모기업은 중국 베이징에 본부를 두고 있는 바이트댄스(ByteDance)이다. 중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개인 정보를 빼갈 수 있다는 게 위협의 근간이다. IT 장비 업체 화훼이 제재 논란과 유사하다. 급기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틱톡의 사용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미군은 이미 틱톡을 금지시켰다. 호주 정부도 이런 움직임에 가세했다.

세계 주요 시장을 잃게 될 위기에 처한 틱톡은 중국과의 거리 두기로 수성에 안감힘을 쓰고 있다. 모기업과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고, 중국에 정보를 넘기지 않으며, 틱톡의 CEO도 미국인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시장 규모가 크지 않은 홍콩을 버린 것도 다른 시장을 지키기 위한 고육지책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눈초리를 무시하거나 혹은 묵인 하에 틱톡 차단이 퍼져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와 전혀 무관하다는 틱톡의 주장에 의심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홍콩에서 시위가 격화할 당시 다른 SNS와는 달리 홍콩을 검색하면 중국 정부가 싫어할 만한 영상을 틱톡에서 찾기 힘들었다. 콘텐츠 검열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는 대목이다. 새 아이폰 운영체제 iOS14 버전이 공개되면서 사용자가 스마트폰에 입력한 내용을 틱톡이 사전에 고지하지 않고 몰래 가져간 사실도 밝혀졌다.

                                                 홍콩 민주화 시위 모습

하지만 틱톡 사태를 정보 유출 의혹 한가지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무역분쟁에서 신냉전 시대로 확대된 미중 관계, 국경 문제를 둘러싼 인도와 중국의 오랜 반목과 갈등 같은 국제 정치의 역학 관계가 작용하고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세계 2대 강국으로 자리 잡았고, 인도는 인구와 IT 역량으로 두 나라를 뒤쫓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틱톡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틱톡 사용자의 대부분이 글로벌 Z세대라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SNS를 장난감처럼 능숙하게 활용했다. 한국의 BTS를 슈퍼스타로 만든 게 이들이고, BTS 복귀 앨범 타이틀 곡이 처음 선보인 곳도 틱톡이다. 국내 한 교육업체가 초등학생들을 조사했더니 지난해 또래 아이들 사이에서 가장 유행한 앱으로 절반 이상이 틱톡을 꼽았다. 틱톡은 전세계 아이들과 젊은이들의 놀이터가 되었고, 이들의 성장은 틱톡의 지속적인 발전을 담보하는 것처럼 보였다.

디지털 시대의 패권 전쟁은 IT 영토 확산이다. 페이스북, 유투브, 트위터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영향력은 국가 차원을 넘어선다. 친구와의 단순한 대화는 물론 사상과 이념, 뉴스 등 모든 분야의 콘텐츠가 생산 유통되고, 같은 생각이 공유되어 무리를 형성하고, 목소리와 행동을 유발하는 특성을 가졌다. 페이스북과 유투브도 홍콩에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 정보를 제공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 강력한 보안법 적용과 함께 추후 타협과 철수라는 선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다.

인도 정부가 중국산 모바일 앱을 차단한 이후 인도의 토종 앱들이 빠르게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인도판 틱톡을 표방한 친가리(Chingari)의 경우 출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다운로드가 1000만을 넘어섰다. 페이스북의 인스타그램과 구글의 유투브는 틱톡이 빠진 자리에서 반사이익을 노리고 있다. 미국에서는 틱톡 논란을 틈타 스냅챗(Snapchat)이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아마존은 직원들에게 스마트폰에서 틱톡을 지우라는 이메일을 보냈다가 실수라고 해명했다. 강대국 중심의 IT 패권 경쟁은 상업적 성격과 더불어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는 숙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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