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학부모 세대가 학교에 다닐 때를 생각해보자. 꼬맹이 콩나물시루 같은 교실에서 선생님이 백묵으로 칠판에 쓰는 내용과 교과서가 전부였다. 교육은 지식과 기술을 전달하는 것으로 충분했다.

디지털 기술은 모든 것을 변화시켰다. 주변에는 디지털 기기들이 늘려있고, 그것을 통해서 세상의 사람들은 연결되었다. 지식과 기술은 인터넷에 넘쳐흐르고, 인공지능은 사람이 전통적으로 수행해오던 일들을 대신하기 시작했다.

오늘 날의 아이들은 사실을 이해하는 그 이상의 것을 요구받고 있다. 정보의 출처를 확인하고, 그 진위를 판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해석하고 배운 것을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지식을 얻는 것, 그 이상으로 나아가게 해주는 것은 교육의 새로운 과제가 되었다.

정보의 시대에서 지능의 시대로 넘어가는 이 시점에 새롭게 주목 받아야 할 기술은 4C-소통(Communication), 협업(Collaboration), 비판적 사고(Critical Thinking)와 창의력(Creativity)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있는 네트워크는 그 자체가 거대한 학교이다. 훌륭한 의사소통과 협업은 초연결 시대에 가장 기본적인 기술이 되었다. 넘치는 정보를 올바르게 수용할 수 있는 비판적 사고와 그것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력은 디지털 살아가는 미래 세대에게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

디지털 시대에 요구되는 4가지 중요한 기술, 소통과 협업, 그리고 비판적 사고와 창의력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 그리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앱과 프로그램들은 우리에게 새로운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사와 학부모는 아이들의 능력을 개발하고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모든 종류의 도구와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학교와 사회에서의 소통은 보고서를 작성하는 것 이상을 의미한다. 아이들은 단순히 쓰고 읽을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서 비언어적인 메시지 전달 방식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하고, 방향을 제시하고, 소통을 위한 적절한 매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화상회의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하고 의사소통 연습을 하는데 훌륭한 도구이다. 구글의 행아웃(Hangout), 스카이프(skype), 줌어스(zoom us)와 같은 앱과 서비스는 다양한 형태의 소통이 가능하게 해준다. 멀리 있는 사람들과 일대일, 혹은 다중 간에 대화를 나누고, 채팅을 하고, 프레젠테이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교실과 가정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 전문가를 초대할 수 있고, 다른 학교 혹은 지역의 학생과 토론이 가능하게 한다.

화상회의는 또 다른 장점은 목적과 내용, 그리고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대화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화이트보드 기능을 사용하여 교육을 하고, 스크린 공유는 토론을 할 때 각자 참고 자료를 쉽게 보여줄 수 있고, 채팅 모드는 불편한 대화를 할 때 도움이 된다. 다양한 대화 형식은 참여하는 사람들의 지루함을 줄여주기도 한다.

협업은 연습을 필요로 하는 기술이다. 클라우드 기반의 다양한 문서 작성 프로그램은 아이들이 실질적인 협업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구글 문서나 프레젠테이션은 아이들이 함께 프로젝트 수업을 할 수 있게 해준다. 공유된 문서를 이용해서 동시에 혹은 다른 시간대에 작업이 가능하다. 각자의 작업 내용은 기록으로 남아서 누가 어떤 기여를 하였는지 알 수가 있어서 참여를 촉진한다. 채팅이나 댓글 기능은 협업 과정에 소통을 돕기도 한다.

비판적 사고는 정보비만의 시대에 아이들이 검색을 통해 찾은 정보의 ‘참과 거짓’, ‘옳고 그름’을 판별할 수 있게 해준다. 아이들은 단순히 정보를 모아 둔 책이나 백과사전을 찾는 대신, 인터넷에 있는 사실과 정보를 활용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아이들의 의존하는 인터넷의 정보는 편견과 차별, 그리고 조작으로 오염되어 있다. 정보원을 평가하고, 다양한 출처의 정보들을 비교 분석하는 경험들은 아이들에게 정보를 선택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비판적 사고를 길러준다. 검색능력과 미디어의 속성을 이해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는 모든 사람들에게 정보의 소비자이면서, 적극적인 생산자가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창의력은 새로운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 되어야 한다. 스스로 스토리를 구성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형식의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아이들이 사전 훈련 없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힘이 될 수 있다.

크롬 뮤직 랩(Chrome Music Lab)이나 앰플(Ampel) 같이 누구나 쉽게 음악을 만들 수 있게 해주고, 오토드로(Autodraw.com)는 아이들이 사물에 대한 특징만 간단하게 그리면 훌륭한 일러스트를 제안한다. 구글 프레젠테이션의 자동 레이아웃 기능은 디자인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준다. 3D 프린터는 로봇이나 제품을 위한 부품을 설계하고, 쉽게 그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게 해준다. 학생들은 자신이 만든 음악과 그림, 그리고 제품을 온라인으로 다른 사람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은 아이들에게 부모 세대들이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주고 있다. 그 기회를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교사와 부모들의 역할이다. 부모 세대의 무지가 아이들 미래를 막아서는 안 된다. 모든 세대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디지털 시대는 서로가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 과정은 부모들에게는 새로운 시대의 ‘적응’이고 아이들에게는 ‘준비’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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