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6일은 ‘안전한 인터넷의 날’이었다. 2004년 유럽연합에서 시작된 이 날은 인터넷과 디지털 기술을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한 사회와 국가의 더 많은 노력을 촉구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아이들의 안전한 사용과 긍정적인 활용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행동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세계경제포럼은 아이들의 인터넷 사용 실태에 대한 어른들의 우려를 담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29개국 3만 4천명의 조사 대상 아동들이 주 평균 32시간을 오락만을 목적으로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고 있고, 그들 중 56%가 사이버 폭력, 게임 중독 등 온라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밝혔다.

영국 안전한 인터넷센터의 2017년 연례 조사 결과는, 부모들의 걱정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디지털 기술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조사 대상의 68%는 채팅을 통해 누군가에게 힘을 주는 말을 해주고, 88%는 친구가 힘들 때 격려해주는 메시지를 보내준다고 응답했다.

상반되는 두 가지 조사의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디지털 기술이 주는, 희망과 위험이라는 ‘양날의 칼’에 대한 수용 태도의 차이이다. 부모들은 새로운 위험에 대한 걱정을 하고 있을 때, 아이들은 그것의 가능성을 본능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올해 ‘안전한 인터넷의 날’ 테마는 “창조하고 접속하라. 그리고 존중을 나누자”이다. 이제 보호와 안전을 넘어서서 아이들이 디지털 기술을 그들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전 세계 100여개 국가가 다양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을 때, 몇몇 외국계 기업과 국제기관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침묵하였다. 코딩교육이 디지털교육의 전부라고 믿는 우리 현실을 생각하면 이상할 것도 없다. 이 기이한 침묵이 디지털 미래에 대한 무지이거나 스스로 디지털 강국이라고 생각하는 오만을 의미한다면 우리 사회의 내일은 없다. ‘안전한 인터넷의 날’의 조용함이 불안하게만 느껴지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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