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의 확산은 전 세계적으로 학생 수의 90%가 넘는 15억여 명이 학교를 가지 못하게 되는 초유의 사태를 가져왔다. 이로 인한 온라인 학습으로의 준비되지 않은 전환은 교육 현장을 극심한 혼란으로 몰아갔다. 교사는 달라진 교육 환경에 적응하면서 더욱 가중된 행정 업무에 힘들어하고, 학부모는 양육에 더해진 교육의 부담에 짓눌리고, 아이들은 익숙하지 않은 학습 방법과 일상에 혼란스러워한다.

현재 상황이 교육에 미치고 있는 영향과 가져 올 변화의 의미를 제대로 알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성찰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지금 학교 시스템이 노출하고 있는 격차의 문제는 가벼이 보고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온라인 교육의 형태는 학교간 디지털 환경의 차이, 교사의 디지털 기술 숙련도와 활용 정도, 학부모의 지식과 관점, 그리고 아이들의 개인차가 어울려 격차를 확대하면서 보편적 교육이라는 공교육의 기본정신을 위협하고 있다.

이러한 교육의 위기는 우리뿐만 아니라 모든 사회가 직면한 것으로 각 국가는 다양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디지털 기술, 특히 인공지능은 그런 위기 극복의 탈출구가 되어 줄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인공지능은 많은 기술 발전이 있었지만, 학교는 적응하는데 더디었다. 교육 기관들은 이제 인공지능 기술이 교육이 가져다 줄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교사의 업무 경감 지원

교사의 업무는 커리큘럼을 짜고 그에 필요한 교육 자료를 준비하는 것부터 학부모 상담과 행정업무까지 다양하다. 수업 방식이 강의식에서 토론, 블렌디드 학습 등으로 다변화함에 따라 교사들이 준비해야 할 것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최근에는 행정업무와 같은 교육과 직접 관련 없는 업무부담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어 학생들과 시간을 보내는 시간을 더욱 부족하게 한다.

인공지능과 로봇을 교육에 활용하는 것은 아직 초기 수준이지만, 교사들의 수업 준비와 수업 태도 모니터링, 평가 등에서 교사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디지털 툴을 활용하여 수업자료를 직접 제작하거나, 전문업체가 만든 것을 활용하거나 인터넷의 자료를 공유할 수 있는 수업지원시스템은 교사들의 수업 준비에 필요한 시간과 노력을 줄여준다.

중국의 학교에서는 이미지 인식 기술이 학생들의 수업 중 느끼는 감정이나 태도의 변화를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교사들에게 실시간으로 전달해서 수업진행을 돕는다. 또 인공지능은 평가에도 적용되고 있다. 유네스코에 따르면 중국에 있는 약 6만개의 학교가 서술형 문제의 채점에 인공지능을 도입했는데 교사의 관련 업무에 투입되는 시간의 92%를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인공지능에 의한 교사 업무의 경감은 교사의 역할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일상적이고 덜 중요한 작업에서 벗어나서 학생들 더 많은 시간을 상호작용할 수 있다. 교사들은 가르치는 것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은 모두에게 더 풍부한 경험으로 이어질 것이다.

인공지능이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가 크지만, 인공지능이 가지고 있는 편견의 위험성과 과도한 데이터 수집에 따른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우려와 경고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영국 디지털 교육 연구 센터의 벤 윌리엄슨(Ben Williamson)은 이러한 위험이 시스템에 편견이나 오류를 인코딩할 수 있으며 명백한 프라이버시 침해의 위험이 있다고 경고한다.

개인화된 학습의 경험

최고의 학습은 다양한 교수법을 통합하고 학생 한 사람 한사람의 개성을 살릴 수 있을 때 가능하다. 전통적인 교육에서 부족했던 개인화된 학습의 경험을 인공지능 기반의 지능형 튜터링 시스템은 제공할 수 있다. 이미 중국에서 2백만 이상의 학생들이 학습하고 있는 스퀴럴 AI(Squirrel AI)는 적응형 학습(Adaptive Learning)을 인공지능으로 고도화한 시스템이다. 스퀴럴 AI는 학생들의 학습과 평과 과정에서 나오는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한다. 수업 시간동안 학생들의 키 스트로크, 커서 이동, 정답 혹은 오답의 유형, 텍스트를 읽은 속도, 영상 시청에서 멈추는 곳 등 모든 것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기록한다. 스퀴럴 AI의 최고 책임자인 톰 미첼은 “컴퓨터 과외 교사는 인간이 수백 년 동안 가르치는 것보다 더 많은 교육 경험을 수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시스템은 방대한 데이터 분석을 통해서 개별 학생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개인화된 학습방안을 제안한다. 커리큘럼은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학습 진행에 따라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스퀴럴 AI의 2천여 개에 달하는 학습센터에서 학생들은 교사의 도움 없이 인공지능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학습하고 있다.

풍부한 데이터를 가진 인공지능 시스템은 또한 더 개인화된 학습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수학 과목에 있어서 연산 능력이 부족한 학생이 있다면, 학습에 있어서 연산을 학습하는 시간을 늘려주고 도움이 되는 자료를 추천할 수 있다. 이것은 학생들이 그들 자신의 학습 속도로 배우고, 그들이 배우는 것에 적극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더 많은 자율권을 행사할 수 있게 할 수 있게 해준다.

온·오프 배움을 이어주는 온라인 학습 플랫폼

많은 학교들이 원격 학습을 수용하고 있으며, 학교가 다시 문을 연 후에도 온·오프를 아우르는 혼합 학습은 지속될 것이다. 온라인 학습플랫폼은 인터넷과 언제 어디서나 연결되는 모든 기기에서 배움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 환경이다. 이것은 물리적인 교실이나 교과서와 같은 자원에 접근할 수 없는 사람들이 원격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주고, 다른 시간대에 있는 학생들이 그들의 또래들과 같은 정보에 접근하고 그들과 함께 배울 수 있게 해준다.

센추리테크는 영국에 기반을 둔 교육기술 전문업체로 신경과학과 인공지능을 결합한 맞춤형 학습 플랫폼을 개발하여 학교에 보급하고 있다. 센추리의 인공지능 기반 학습 플랫폼은 교과 전문가와 인지과학 전문가가 함께 개발하였고 학생들에게 학습 자료를 최적의 시간에 제공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학교 폐쇄기간 동안 영국의 2만 9천여 개 학교에서 사용되고 있다.

센추리테크의 플랫폼에는 먼저 초중등 과정의 모든 과목과 주제를 커버하는 수천 개의 마이크로 형식의 교육 콘텐츠가 제공된다. 마이크로 콘텐츠는 특정 주제에 대한 5~10분 내외의 짧은 내용으로 제작된 것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정보를 담아내고 디지털 네이티브의 특성에 잘 맞는 형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센추리를 사용하는 학교는 주당 평균 565개의 교육 콘텐츠를 제공받는다고 한다. 교사는 또한 자신이 직접 만든 콘텐츠를 업로드 할 수도 있다.

센추리 플랫폼의 두 번째 기능은 학생들에게 개별화된 학습 지도를 해준다는 것이다. 학생들이 콘텐츠를 통해 학습을 진행하는 동안 플랫폼은 그들의 지식수준, 기술, 학습 속도, 강점과 약점 등을 파악해서 각자에게 개별화된 학습 경로를 제안한다.

세 번째는 교사들에게 학생들의 학습 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해주는 것이다. 교사들은 모든 학생들의 학습 진행과 성과에 대한 실시간 정보가 담긴 대시보드를 받는다. 이를 통해서 교사는 학생이 지금 학습에 있어서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고 무엇을 도와야하는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다.

온라인 학습 플랫폼은 단순히 콘텐츠를 다운로드 받거나 동영상 강좌를 보는 곳이 아니다. 새로운 교육에 최적화된 콘텐츠와 학생들에게 개별화된 학습 경험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과 체계, 교사들의 수업을 지원하는 기능들을 담고 있어야 하고, 인공지능 기술은 그것의 핵심적인 요소이다.

디지털 격차의 극복

학습 환경을 형성하는 많은 사회적, 경제적 요인이 있다. 몇몇 학교에는 훌륭한 선생님들이 있지만, 많은 학교들은 그런지 못하고 디지털 환경도 열악하다. 이러한 한계가 학부모의 디지털 활용 수준과 결합되면 작은 균열은 닫기 어려워지는 넓은 틈새로 변한다.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급작스러운 온라인 학습의 전면화는 심각한 디지털 격차의 위험성을 노출했다.

교육자와 정책입안자들은 교육과 인공지능의 교차점을 탐구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학습 환경에서 기계의 적용은 다면 방정식의 한 변수에 불과하다. 기술 자원의 균등한 분배를 막는 장벽과 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우리는 또한 교사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권한을 부여받도록 해야 하고, 학생들은 디지털 올바르게 사용할 수 있는 리터러시 교육이 필요하다. 학부모들은 디지털이 교육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해야 하고, 그 사용에 있어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

이러한 전제가 충족된다면, 인공지능이 개입되는 학습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인공지능은 부족한 교사 인력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여서 학생들에게 더 집중할 수 있게 해주고 개인화된 학습의 기회를 준다. 인공지능 기반의 온라인 학습 플랫폼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넘어서 모든 학생들이 훌륭한 교육자원에 접근할 수 있게 해준다.

유네스코는 “인공지능이 소외된 사람들과 지역사회, 장애인, 난민, 학교 밖 사람들, 소외된 지역사회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학습 기회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가 교육현대화 정책의 중요 목표의 하나로 디지털 기술로 농어촌 학교와 도시 학교의 격차를 줄이는 것으로 설정한 것은 그러한 가능성을 읽었기 때문이다.

교육의 미래는 알 수 없지만 인공지능은 이미 넓고 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그러한 추세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이 이미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지금 할 수 없는 것과 미래에만 가능한 것을 추측하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은 그들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을 배우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 교육은 완벽하지 않고, 교육이 그랬듯이 영원이 그럴 수 없을 수도 있다. 단지 우리는 그것이 현재 가지고 있는 것을 조금 개선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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