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인간 교수보다 피드백을 더 잘한다.”
홍콩과 영국 연구진이 발표한 이 실험 결과는 다소 불편한 진실을 드러낸다. 생성 AI의 피드백을 받은 학생들이, 인간 교수자의 피드백을 받은 학생들보다 평균적으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불과 3.3점 차이일지 몰라도, 이는 단순한 수치 그 이상이다. 이 결과는 기술의 위대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가 의지하고 있던 인간의 부족함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실험은 단순했다. 1,100여 명의 학생 중 일부에게는 ChatGPT의 피드백을, 나머지에게는 교수자의 일반 피드백을 주고, 에세이 성적 향상 정도를 비교했다.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왔다. 인간보다 기계가 더 나았다.
생성 AI는 학생의 글에서 구조, 논리, 표현상의 문제를 빠르고 구체적으로 짚어낸다. 반복되지 않는 실수에도 일관된 피드백을 제공하고, 감정 없이 글만을 본다. 반면 인간 교수자는 하루에 수십 명의 글을 읽어야 하고, 집중력은 흐트러지며, 때로는 감정이 개입된다. 인간이기에 발생하는 모든 불완전함이 교육이라는 이상적인 공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또한 연구는 AI 피드백이 학생들의 동기부여와 참여도를 더 끌어올렸다고 말한다. 기계의 말이 인간보다 더 동기를 자극한다는 사실은 씁쓸하다. 결국 학생들은 인간 교수의 모호하고 추상적인 조언보다는, AI의 직설적이고 실용적인 충고에서 더 많은 의지를 얻는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단지 AI가 ‘똑똑해서’가 아니다. 우리가 너무 자주 모호하고, 너무 쉽게 지치며, 너무 감정적이기 때문이다. 교육의 질은 교육자의 태도와 컨디션에 달려 있다. 우리가 늘상 “교수가 누군가에 따라 수업의 질이 다르다”고 느껴왔던 그 불안정성이, 이번 연구에서 정량화된 셈이다.
물론 AI 피드백이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학생들은 여전히 “기계적인 피드백이 차갑다”,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감정적 반응을 보였다. 이는 AI가 줄 수 없는 인간적인 온기를 보여주는 반면, 아이러니하게도 인간 교수자가 종종 실패하는 바로 그 역할이기도 하다.
이 연구는 결국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인간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그것을 보완할 것인가, 아니면 부족함 자체를 교육의 일부로 미화할 것인가?
AI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가 외면해왔던 인간의 한계를 더는 숨길 수 없게 만든다는 점에서, 이미 교육의 혁신은 시작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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