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파격적인 값으로 식료품을 파는 상점이 있다. 채소나 과일, 생선 은 물론 우유, 고기류, 냉동식품 등 다양한 제품들이 쌓여있다. 가격의 비밀은 유통 기간, 날짜가 임박하거나 하루 이틀만 남은 것들이다. 매장에서 폐기 수순을 밟아야 할 식품들이 이곳으로 옮겨져 최후의 순간까지 알뜰 소비자를 찾는 것이다.
제품을 만드는 기업이나 이것을 판매하는 매장의 수요 예측은 수익과 직결된다. 오랜 경험과 소비자의 기호, 날씨, 유행 등 다양한 변수를 고려해 수요를 예상하지만 정확히 맞추기는 매우 어렵다. 재고가 쌓이는 것은 폐기 비용까지 더해 기업이나 가게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된다. 유통 기간이 정해져 있는 식품의 재고는 더욱 큰 문제다.
세계가 식량 부족을 걱정하지만 음식물 쓰레기는 또 다른 골치거리다. 세계식량기구는 생산된 식품의 35%가 버려진다고 말한다. 이렇게 식품이 과잉 생산되고 폐기되는 과정에서 세계 온실 가스의 8%가 발생한다고 한다. 단순히 생산과 수요의 불균형만 아니라 환경 파괴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로이터가 재고 해소와 쓰레기 처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본의 대형 편의점 체인 로손(Lawson)의 새로운 시도를 소개했다. 로손은 미국의 AI 머신러닝 자동화 플랫폼 업체 데이터로봇(DataRobot)의 기술을 도입했다. 데이터로봇의 인공지능은 로손 진열대에 놓인 김밥이나 달걀, 샌드위치 같은 식품 가운데 수요가 급격히 떨어지거나 팔리지 않는 게 얼마나 될 지 파악하는 역할을 맡는다.
로손 홈페이지 캡처
생활필수품뿐 아니라 한끼의 식사를 대신할 먹거리와 식료품까지 판매하는 편의점 체인의 재고 처리는 여간 큰 문제가 아니다. 팔리지 않는 상품을 수거하는 노동력에 쓰레기 처리 비용까지 떠안아야 한다. 로손은 AI를 활용해 재고의 30%를 줄이고, 2030년까지 전 매장에서 폐기 처리되는 식품을 절반 수준으로 낮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맥주와 양주, 청량음료를 생산 판매하는 일본의 산토리는 후지쓰의 AI를 활용해 생산 제품의 이상 유무를 실시간 검수할 수 있게 했다. 박스가 훼손되거나 제품에 문제가 있어 반품이 예상되는 것을 즉각 파악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산토리는 이렇게 해서 반품을 30~50% 줄이고, 식품의 쓰레기 처리 비용도 대폭 줄인다는 계획이다.
공급자나 유통업계가 아닌 소비 단계에서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려는 업체도 있다. 미국의 린패스(LeanPath)라는 곳이다. 무엇을 얼마나 먹을지가 아닌 버려지는 음식물에서 불필요한 것을 찾는 방식이다. 방식은 간단하다. 쓰레기 투입구에 버려지는 음식물의 무게를 잴 수 있는 스마트 저울과 카메라가 설치돼 AI가 분석한다.
린패스 홈페이지 캡처
어떤 음식이 버려지는 지, 먹다가 남긴 것인지, 냉장고에 있다가 그대로 나온 것인지, 조리하다가 남은 것인지 일일이 확인해 데이터로 쌓게 된다. 이렇게 되면 어떤 게 낭비되고 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음식 재료도 필요한 양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AI와 데이터가 음식물 쓰레기 발생을 막고 최적의 소비를 유도할 수 있게 된다.
린패스의 기술은 전세계 40여개국 음식 서비스 업체에서 활용하고 있다. 구글의 11개국 129개 식당과 카페가 이 기술을 도입했고, 워싱턴 외곽 펜타곤시티의 리츠칼튼 호텔도 같은 기술을 사용한다. 린패스는 자사의 기술을 활용해 2014년 이후 2,766톤 가량의 음식물 쓰레기를 줄인 것으로 분석한다.
인공지능의 활용은 무궁무진하다. 필요한만큼의 음식물을 생산하고, 팔릴 만큼의 식품을 갖다 놓고, 먹을 만큼의 음식을 내놓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데이터를 축적해 분석하는 이런 방식이 물론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렇게 AI가 모든 것을 계량화 할 수 있다면 불평등한 구조의 식량난이나 음식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인간의 욕심은 또 다른 문제다.
와… 이건 또 다른 인공지능의 긍정적 매력!!!
아이디어만 있다면 정말 인공지능의 매력은 엄청나네요.
이런 일들이 인간의 손을 타서 하기엔 너무나 방대하고, 쌓이는 자료의 신빙성도 확정할 순 없을 것 같거든요. 가성비도 알 수 없고…
음… 다만 단순 음식물 처리의 확인도 중요하지만, 인간의 감정적, 비논리적 행동 양상도 같이 자료에 넣을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팬데믹으로 음식물 대량 사재기 후 대량 폐기가 꽤 발생한 걸로 알고 있거든요.
… 하긴 인공지능이 보편적이지 않은 인간의 행동까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나도 내 맘 모르는 상황에^^
오호! 이런방법이 있었군요~
대신 알뜰소비자에겐 비보네요..ㅎ
이런 AI 긍정적 활용 적극환영이네요~^^
실용화등의 문제도 있겠지만 AI와 같이 환경문제를 해결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