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드’는 온라인 게임을 즐기는 사용자들에게는 중요하고 특별한 도전이다. 게임에서 특정 레벨을 깨거나 공격과 방어 레벨이 매우 높은 몬스터 등을 팀 작업으로 공략을 하는 것을 레이드라고 한다. MMORPG게임에서 레이드는 게임의 시즌과 비시즌을 나눌 정도로 중요한 이벤트이다.

레이드의 난이도나 완성도에 따라 게임의 성공 여부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렇기에 대부분의 게임회사에서는 레이드의 기획과 제작에 큰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그것의 완성도가 낮거나, 게임회사가 단순히 아이템 판매만을 위한 수단으로 삼을 경우 사용자들의 이탈이 대규모로 이루어진다.

게임에서 레이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어떠해야 하는지를 사용자 입장에서 생각해본다. 최근에 새로이 진행되고 있는 블레이드&소울을 직접 체험해본 사람으로서 느낀 점을 2회에 걸쳐서 이야기해보려 한다.

블레이드&소울은 정통 MMORPG 게임으로 국내에서 인지도가 있는 게임이다. MMORPG에서 레이드 기간은 유저들이 기다리는 큰 이벤트이다. 유저들은 이 기간을 위하여 많은 것들을 준비한다. 마음이 맞는 팀원을 찾거나 부족한 아이템을 구하는 등 많은 노력을 한다.

준비기간은 약 짧게는 한 달, 길게는 두세 달 이상이 필요하다. 새로운 레이드가 오픈되면 많은 팀들이 트라이(레이드를 달성하기 위한 시도)를 시작한다. 도전하는 대부분의 유저들은 레이드 월드 퍼스트 클리어(처음으로 레이드에 성공하는 것, 이하 퍼클)를 노리기도 한다. 퍼클에 어떤 보상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게임 사용자들에게는 큰 자랑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준비를 한 레이드의 완성도가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면 유저들의 실망은 크다. 기본적으로 레이드를 트라이하는 유저들은 시간과 아이템 등으로 등급을 나눌 수 있다. 그 중 상위권 팀 같은 경우 이 네임드(몬스터를 지칭)가 공략할 수 있는지 없는지를 굉장히 빠르게 인식할 수 있다.

이번 블레이드&소울 레이드의 경우 첫 번째 네임드가 심각한 버그를 가지고 있었다. 또한 공략하는데 필요한 요구 데미지가 현재 최고수준의 유저들 조차 도달하기에 어려운 수준이었다. 레이드 완성도의 부족으로 클리어가 불가능에 가깝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회사 운영진은 일주일간 어떠한 해결책도 내놓지 않았다. 이렇게 3~4일의 시간이 흐르자 대부분의 팀에서 게임회사에 많은 문의를 넣었지만 돌아오는 것은 성의 없는 매크로 답변뿐이었다.

6일차에 첫 네임드가 공략되었다. 한 팀이 3일당 약 50시간 이상을 소요해 버그를 역이용하여 클리어 했다. 7일차에 게임회사는 갑자기 버그픽스와 너프(능력치 하향)를 시행했고, 이 패치 이후 많은 팀들이 공략에 성공했다.

이후 새롭게 나온 네임드들도 많은 문제를 노출했다. 두 번째 네임드 역시 수많은 버그와 최적화되지 않은 환경으로 실망감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첫 번째 네임드에 비해 너무 쉬운 난이도로 빠르게 공략되었다. 그러자 회사는 일주일 후 패치를 통해 난이도를 급격히 높여서 유저들의 원성을 샀다. 적절한 난이도 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심각한 상황은 세 번째 네임드가 출시되면서 발생했다. 새로운 네임드에 돌입한 팀들은 당황했다. 앞의 네임드와는 차원이 다른 난이도에 무수한 버그가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보다 더 한 것은 심각할 정도로 모자란 데미지였다.

세 번째 네임드 출시 1주일 후, 블레이드&소울에선 새로운 과금성 아이템을 출시했다. 가장 좋은 아이템의 경우 약 130만원을 소비해야 했기에 굉장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이 아이템 없이는 새로운 네임드 공략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상위권 팀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많은 돈을 쓸 수밖에 없었다. 그럴 수 없는 팀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게임을 떠나기 시작한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날 수밖에 없는 노릇 아닌가.(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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